베트남 축구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박항서 감독이 내년 1월 베트남 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베트남축구협회(VFF)와 박 감독은 “내년 1월 만료하는 현재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박 감독의 임기는 2023년 1월 31일까지로 확정됐다. 박 감독은 오는 12월 20일 개막하는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미쓰비시컵·구 스즈키컵)까지만 베트남 대표팀을 이끈다.
2017년 10월 베트남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지휘봉을 동시에 잡은 박 감독은 '박항서 매직' 열풍을 일으키며 베트남 축구 역사에 괄목할 기록을 써내려 왔다.
A대표팀을 이끌고 2018년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의 우승을 이뤄냈고,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는 8강의 성적을 냈다. 또 베트남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시켰다.
베트남은 박 감독의 지도 아래 2018년 11월 19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에 진입했고, 지금까지(96위) 100위권 랭킹을 유지하고 있다. 동남아 나라가 이렇게 오랜 기간 100위권에 든 것은 베트남이 유일하다.
U-23(23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큰 성과를 냈다. 2018년 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지휘했고,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베트남의 첫 4강 진출을 일궜다. 또 동남아시안게임에서 2019년과 2021년 연속으로 남자축구 금메달을 따내는 등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불렸다. 박 감독은 지난해부터는 A대표팀만 지도하고, U-23 대표팀 지휘봉은 공오균 감독에게 넘겼다.
박 감독은 “지난 5년은 내 축구 인생에서 단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결과가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선수들과 VFF, 그리고 베트남 국민들께서 무한한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 덕에 임무를 잘 마무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당시 축구뿐 아니라 한국과 베트남의 가교 구실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양국 관계가 나를 통해 좋아질 수 있다면, 앞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VFF는 박 감독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VFF는 “박 감독의 책임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모든 코치진과 선수들이 단합했고, 투지를 보였다. 그가 남긴 헌신은 앞으로 베트남 축구가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큰 동기가 될 것”이라면서 “VFF와 박 감독은 동반자의 입장에서 계속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 감독은 미쓰비시컵이 끝나면 국내로 돌아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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