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달러 강세 걱정 안해...미 경제 강해"
옐런도 물가 상승 통제 차원 강달러 기조 옹호
세계 경제 부정 영향 '스필오버' 우려 계속 확산
미국 최고위급 인사들이 ‘킹달러(달러화 초강세)’ 옹호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미국 경제가 아주 견고하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도 나왔다. 11월 중간선거 핵심 의제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대응 차원에서 달러 강세를 당분간 용인하겠다는 메시지다. 하지만 미국의 강달러 기조가 세계 각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스필오버(spillover) 효과’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지원 유세차 오리건주(州)를 방문한 자리에서 달러 강세 관련 질문을 받고 “달러 강세를 걱정하지 않는다”며 “(미국) 경제는 지독히 강하다”라고 말했다.
또 “내가 걱정하는 것은 미국이 아닌 세계의 나머지 나라들”이라며 “다른 나라들의 경제 성장과 건전한 경제정책 부족이 문제”라고 밝혔다. 또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확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하루 전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정책 과제가 물가 잡기라고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서 해야 할 일을 확신하고 있다”며 “물가 상승을 통제하기 위해 할 일이 아직 있다”라고 밝혔다. 당분간 가파른 금리 인상과 강달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를 분명히 한 것이다.
옐런 장관은 또 “시장에서 결정되는 달러 환율이 최선의 체제라는 점을 지지한다”며 “선진국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통화정책을 조이는 경향이 남발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2% 오르는 등 여전히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처해 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ㆍ연준)가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물가를 잡으려 노력 중이다.
지난 6일 공개된 미 공영라디오 NPR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중 37%가 인플레이션을 최대 선거 이슈로 꼽았다. 민주주의 수호(27%), 임신중지(13%), 이민(12%) 등은 경제 이슈만큼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옐런 장관이 인플레이션 대응 핵심 수단인 달러 강세를 용인하는 정치적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의 강달러 용인 행보에 저소득국가는 물론 순채권국가에서도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당장 영국의 연기금 사태와 식량ㆍ에너지 가격 급등에 시달리는 개발도상국이 모두 강달러 현상의 피해 국가로 꼽힌다. 한국도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경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방미 이창용 "미국이 글로벌 리더여도 자기 문제가 더 중요"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여러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 물가 안정을 위해 계속 금리를 올리는 추세를 가져가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도 동시에 그런 정책이 미치는 여러 스필오버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미국의 강달러 기조가 타국에 대한 배려 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자국 인플레이션과 자국 상황을 우선시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아무리 글로벌 리더라고 해도 자국 문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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