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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만 두 번... 6개월 차 한은 총재가 토로한 고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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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만 두 번... 6개월 차 한은 총재가 토로한 고충은?

입력
2022.10.16 13:56
수정
2022.10.1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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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연설
"한국 빅스텝은 자이언트 스텝에 버금"
금리 인상폭 미리 제시 포워드 가이던스 논란엔
"조건부로 설명했는데 약속으로 여겨" 토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취임 반년 만에 두 차례나 밟은 이창용 총재가 "모든 중앙은행 총재에게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이 많은 시기"라고 토로했다. 당초 빅스텝이 아닌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시사했던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예고 지침)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을 부추겼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자신의 설명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억울함도 내비쳤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G) 합동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이 총재는 15일(현지시간) 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서 '글로벌 통화정책 긴축 강화와 한국의 통화정책’이란 주제로 강연하며 취임 6개월 차 소회를 밝혔다.

이 총재는 빅스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에서 변동금리 비중이 미국에선 10%에도 못 미치는 반면 한국에선 60%가 훨씬 넘는다"며 "이를 감안하면 한국에서의 0.5%포인트 인상은 미국의 0.75%포인트 인상에 버금가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7월 사상 첫 빅스텝에 나선 한은은 이달 12일 추가 빅스텝 등을 통해 기준금리를 연 3.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특히 이달 단행한 추가 빅스텝에 대해선 "5~6%대 높은 물가 수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한은은 특정 수준의 환율을 방어하려 하진 않지만, 급격한 환율 변동이 금융 안정에 가져올 자본유출 압력 증대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많은 한국 사람들은 아직도 1997년 아시아금융위기 때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며 "급격한 환율 변동이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불안정을 초래하지 않도록 여타 정책과 통화정책의 적절한 조합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때와 달리 지금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41%에 이르는 순대외금융자산, 4,1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가 있다"면서 "낮아진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 등을 감안할 때 외화 유동성도 매우 양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7월 첫 빅스텝 직후 당분간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겠다고 제시했던 이른바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한 논란에 대해선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9월 들어 원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자 '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미리 제시해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에 대한 기대 강화로 환율 절하를 심화시켰다'는 비난이 거세졌다"며 "(하지만)7~8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할 때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을 보고 다시 고려할 것임을 조건부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지난 베이스라인 시나리오를 조건부가 아닌 '서약'이나 '약속'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래 금리 경로에 대해 가급적 언급을 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온 오랜 방식에서 벗어나기엔 소통 측면에서 여러 애로가 있다"며 "대외요인을 통제하기 어려운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을 감안해 어느 속도로 이런 관행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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