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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 '귀못' 얘기 중 블랙핑크 언급한 이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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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 '귀못' 얘기 중 블랙핑크 언급한 이유 [인터뷰]

입력
2022.10.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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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가 '귀못'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KBS 한국방송 제공

정영주가 '귀못'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KBS 한국방송 제공

배우 정영주는 세 여성이 주인공을 맡은 '귀못' 이야기를 하던 중 K-팝으로 국위 선양을 하고 있는 블랙핑크를 언급했다. 걸크러쉬 매력을 자랑하는 이 그룹 덕에 더 많은 세계인들이 한국 아이돌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됐다. 부족한 여성 서사가 많아진다면 K-콘텐츠도 더욱 풍성해지지 않을까. 정영주는 시청자들이 편식을 강요받지 않을 그날을 꿈꾼다.

정영주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귀못'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귀못'은 수살귀가 살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가득한 저수지 근처, 사람이 죽어 나가는 저택에 숨겨진 보석을 훔치기 위해 치매에 걸린 왕할머니의 간병인으로 들어가게 된 보영의 이야기를 담는다. 정영주는 왕할머니의 유일한 혈육이자 보영을 간병인으로 고용하게 되는 김사모를 연기했다.

'귀못' 이끈 세 여자

정영주는 보영 역의 박하나, 왕할머니 역의 허진과 함께 극을 이끌었다. 정영주에게 감상 후기를 묻자 "여배우 셋이서 에너지로 스크린을 꽉 채웠다. 그 점이 반갑고 기분 좋았다. 감독님께서 고스란히 담아내 주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창작자들은 소재에 대한 벽이 없다. 하지만 제작 과정에서 의견 수정이 많이 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큰 주제를 리드해가는 성별이 남성인 영화가 흔하다. 남성 위주의 범죄물이 나오고 여성과 관련해서는 모성 이야기가 많다. 여성 자체의 이야기가 주가 되는 소재들은 제작되기 쉽지 않다"고도 했다. "시청자들은 편식을 강요받으며 보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영주는 인간 중 절반이 여성인데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의 비율은 턱없이 부족한 게 '불균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 서사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게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아쉽다. 자연스러워야 하는 일이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또한 BTS와 블랙핑크 이야기를 꺼내며 "여성, 남성 모두 국위 선양을 하고 있다. 특히 블랙핑크의 걸크러쉬 매력은 선망의 대상이 된다. 그런 경험의 장을 넓혀 주는 걸 공연계, 영화계가 숙제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재가 조금 더 다양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성 이야기 제작을 모험이 아닌 실험이라고 생각하며 도전하는 창작진이 생겨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작품을 선택해서 보는 관객들, 시청자들의 경험 폭이 더욱 넓어질 거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사모의 강렬한 비주얼·목소리

'귀못' 속 김사모는 강렬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옷은 화려하고 액세서리도 과감한 스타일로 착용한다. 욕심 많은 김사모의 성격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는 제작진과 인물의 헤어, 메이크업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제가 도움 될만한 거 가져가볼 테니까 볼래요?'하고 내 아이템을 가져가기도 한다. 이번에는 내가 소장하고 있던 반지와 귀걸이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일그러진 얼굴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는 "'내 턱이 접힌 걸 누가 봐'라는 생각으로 했다. 보영이에게 스트레스 주고 겁박하는 에너지를 만들어야 해서 디테일을 고민하느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김사모의 까칠하면서 힘 있는 목소리 또한 보는 이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정영주는 김사모의 발성을 '조용한 공격적임'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는 "조곤조곤 말하는데 공격적으로 들리는 사람이 있다. 그 느낌이 연기를 시작하고 보니까 나왔다"고 했다. 김사모의 조용한 공격성은 특히 보영의 앞에서 빛을 발한다. 정영주는 여러 명장면들을 함께 만든 박하나에 대해 "긴 얘기를 하지 않고 연기했는데 합이 잘 맞았다. 긴 호흡을 잘 가져가는 배우더라"고 말했다.

정영주의 몸 사리지 않는 열연

정영주가 연기를 향한 열정을 내비쳤다. KBS 한국방송 제공

정영주가 연기를 향한 열정을 내비쳤다. KBS 한국방송 제공

'귀못'은 공포 영화인 만큼 배우들이 몸을 쓰는 장면이 많다. 정영주의 경우 "살려줘"라고 외치며 나무 바닥 위에서 끌려가는 신이 대표적이다. 그는 "물에 젖은 상태에서 끌려갔다. 허리에 와이어를 매고 안쪽에서 남성분들이 당겨주셨다. 무릎 아대 정도만 한 상태였다. 그런데 촬영 후 허벅지에 점들이 생겨 있더라. 가시가 박혀 있었다. 찍을 땐 '쓸리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렇게 된 건 집에 가서 샤워하다가 알았다"고 했다.

김사모는 뒤통수를 화병으로 맞기도 한다. 그는 "꽃병을 두 번 깨고 그 장면의 촬영이 끝났다. 꽃병을 몇 개 준비할 수도 없고 뒤통수를 계속 맞을 수도 없지 않으냐. 겁먹고 했는데 잘 돼서 감사한 마음이었다. 무게감 있는 꽃병이라 머리가 띵하긴 했다"고 말했다. 헤어스타일 덕분에 덜 아팠다고도 했다. 당시를 회상하던 정영주는 "업스타일 헤어였다. 뒤에 머리가 있으니 그나마 괜찮았다. 맨머리였으면 힘들었겠지만 쿠션이 있어서 다행이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들의 근황

정영주 아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앞서 정영주는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해 "아들이 5, 6세 때 자가진단을 해보니 ADHD라고 나오더라"며 학부모들이 자신을 불러 전학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당시 많은 이들의 정영주의 이야기에 함께 눈물을 흘렸다. 정영주는 "응원도, 비판도 많았다. '아픈 아이 이야기를 방송에서 해야 했느냐' '자식의 동의는 받았느냐'는 말이 있었다.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엄마들한테 힘이 됐다는 반응도 존재했다. SNS 메시지로 상담받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그는 지난해 SNS에 아들이 검정고시에 응시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는데 결과를 묻자 "합격했다. 학교 갈 준비를 하는 건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들이 군 입대를 기다리고 있으며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만큼 관련 행사나 공연에도 참석한다고도 했다. 아들 이야기를 이어가던 정영주는 자신의 일상이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있을 때 사람을 초대해서 수다 떨고 음식 대접하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못한지 오래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털털하고 밝은 그의 모습은 '귀못' 속 김사모와 정반대였다.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한편 '귀못'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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