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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한 고용, 주식·부동산 추락... 아슬아슬한 '반짝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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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한 고용, 주식·부동산 추락... 아슬아슬한 '반짝 호조'

입력
2022.10.14 17: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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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늘고 있지만 넉 달째 증가폭 감소
정부 "고물가·금리 인상 등이 하방 요인"
자산가격 하락, 수출 부진... "불황 온다"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시민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시민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올 초 뚜렷했던 고용 회복세가 주춤하다. 여전히 취업자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기세가 예전만 못하다. 고물가가 부른 금리 인상은 부동산ㆍ주식 등 자산가격을 떨어뜨렸고, 낮은 원화 가치에도 수출은 좀체 늘지 않고 있다. 불황으로 가는 길에 나타나는 징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약세를 틈탔던 ‘반짝 호조’가 아슬아슬하다.

14일 통계청이 공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2,838만9,000명)는 1년 전보다 70만7,000명 늘었지만, 증가폭이 넉 달째 감소했다. 올 1, 2월까지만 해도 100만 명을 웃돌던 취업자 증가폭은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줄어드는 흐름이다.

신규 고용의 질이 좋다고 보기도 어렵다. 전체 증가분의 63.8%가 60세 이상 노인 몫이었고, 주당 근로시간이 18시간 미만인 단기 근로자 수(251만 명)는 9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무뎌진 취업자 확대 기울기는 경기 둔화 조짐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취업자 증가폭이 소폭 둔화했는데, 경기 둔화 우려가 일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미래도 어둡다. 기재부는 △5%대 고물가 △가파른 금리 인상 △수출 증가세 둔화를 4분기 고용 지표를 끌어내릴 수 있는 하방 요인으로 꼽고 있다. 내년은 더 비관적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전년 고용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작용하며 취업자 수 증가폭 둔화가 더 확대될 공산이 크다는 게 정부 예측이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브리핑에서 “물가, 금리, 국제 정세 등 워낙 불확실성이 커 (호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짐이 보이는 곳은 고용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이날 펴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거듭 경기 둔화 가능성을 점쳤다. 벌써 다섯 달째다.

핵심 근거는 금리 인상 악재에 직면한 소비ㆍ수출이다. 물가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 해도 최근 잇단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이자 부담을 키우고 자산가격을 추락시키며 가계의 소비 여력을 줄인 게 사실이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브리핑에서 “최근 자산가격이 부동산ㆍ주식 할 것 없이 크게 빠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그런 부분”이라고 말했다.

수출 부진은 미국이 고강도로 진행 중인 통화긴축의 여파다. 수출 증가율은 6월에 한 자릿수로 내려온 뒤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증가율도 전년 대비 2.8%에 머물렀다. 이 과장은 “미국이 워낙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해 다른 나라들 경기와 우리 수출 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세종=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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