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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연이틀 상한가... "신약 정보 불충분, 투자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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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연이틀 상한가... "신약 정보 불충분, 투자 주의해야"

입력
2022.10.14 17:56
수정
2022.10.14 18: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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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3분 만 상한가... 외국인도 사재기
증권가 "불확실성 커 투자 주의해야"
바이오 업계 "펙사벡과 시너지 의구심"

서울 중구 신라젠 본사. 뉴시스

서울 중구 신라젠 본사. 뉴시스

코스닥 상장사 신라젠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그러나 거래 재개의 계기가 된 신규 신약 후보 물질(파이프라인) 확보에 관한 의구심이 바이오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14일 신라젠은 직전 종가 대비 30% 높은 상한가 1만4,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0년 5월 4일 거래 정지 직전 종가 1만2,100원을 넘어선 가격이다. 시가총액은 이틀간 2,000억 원 이상 늘었다.

신라젠은 전날보다 22.6% 뛴 1만3,300원으로 개장했다. 이후 3분 만에 상한가에 도달했고, 마감까지 매도 없이 383만 주의 매수 신청 물량만 쌓였다. 신라젠은 전날도 상한가 1만8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전날(2억5,000만 원)의 140배가 넘는 356억 원을 매수했다. 반면 160억 원 가까이 사 모았던 개인은 두 배인 348억 원어치를 내던졌다.

증권가에서는 "거래 재개 외 특별한 호재는 없다"며 시세 차익을 가져가려는 단기 투기자금이 계속 몰리는 것으로 본다. ①투자자 입장에선 새 파이프라인의 성공 가능성 등 기업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한 상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2년 5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거래 정지가 돼 제약·바이오 분야 애널리스트들도 오랫동안 분석하지 않은 종목"이라며 "불확실성이 큰 만큼 투자하기엔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②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새 파이프라인과 펙사벡 개발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진다. 펙사벡은 암세포의 면역 회피 기능을 떨어트리는 면역 항암을 목적으로 하고, 새 파이프라인 BAL0891은 암세포로 인한 단백질·유전자 변화를 표적으로 삼는다.

이처럼 원리가 다르기 때문에 신라젠 내에 BAL0891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인력이 있는지 의문을 갖는 것이다. BAL0891은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두 가지 변화를 동시에 표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차별성은 있지만, 구(舊)세대 항암 요법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퇴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신라젠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펙사벡의 혁신성이었다.

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체가 침체돼 있기 때문에 신라젠의 거래 재개가 일견 반가운 측면도 있다"면서도 "새 파이프라인에 대해 기술성 평가를 하는 등 거래 재개 요건을 엄격히 봤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이오업계는 정보 비대칭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가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은 '공시'인데 거래소가 이를 꼼꼼히 관리하고 있는지, 근본적으로는 중대한 규정을 어겨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긴 기업을 엄벌해 재발을 막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양대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 2.3%, 코스닥은 4.09% 상승했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2,200선을 회복해 2,212.55로 마감했다. '성장주'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전장 대비 4.42%, 8.67%로 큰 폭 반등했다. 환율도 전장보다 2.8원 내린 1,428.5원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은 8.2%로 집계됐고 근원 물가도 40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지만, 시장은 되레 "근원 물가도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달러 강세도 주춤했다. 영국의 감세 정책 철회 기대 역시 환율을 끌어내렸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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