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못'이 극장가를 찾는다. 클리셰에 충실하지만 수살귀라는 소재는 독특하다. 배우 박하나 허진 정영주는 모두 '귀못'을 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귀못'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탁세웅 감독과 박하나 허진 정영주가 참석했다.
'귀못'은 수살귀가 살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가득한 저수지 근처, 사람이 죽어 나가는 대저택에 숨겨진 보석을 훔치기 위해 간병인으로 들어가게 된 보영의 이야기를 담는다. 보영은 아이를 데려오면 안 된다는 금기를 깨고 여러 고비를 겪게 된다.
박하나는 위험한 목적을 가지고 대저택에 간병인으로 발을 들이게 되는 보영을 연기했다. 허진은 대저택의 주인인 왕할머니 역을 맡았다. 정영주는 왕할머니의 유일한 혈육이자 보영을 간병인으로 고용하게 되는 김사모로 변신했다.
박하나·허진·정영주가 표현한 개성
'귀못'의 보영과 왕할머니, 김사모는 모두 뚜렷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이다. 박하나 허진 정영주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맡은 인물들을 표현해냈다. 박하나는 "보영이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아이를 홀로 키우게 됐다.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홀로 육아를 하는 게 얼마나 힘들지 그 마음을 받아들여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일에 지쳐 나오는 예민한 면모를 잘 살리려 노력했다고도 전했다.
허진은 나이를 먹어도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변함없다고 했다. '귀못'에서 치매 걸린 왕할머니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이걸 할 때 나를 완전히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연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도 했다. 정영주는 에너지가 주는 공포로 잔상을 남기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사모는 이기적이고 욕망이 뚜렷한 인물이다. 정영주는 "김사모는 체온이 없다고 느꼈다. 낮은 체온을 지닌 사람으로 보이는데 주목해서 연기했다"고 전했다.
박하나·허진·정영주의 땀방울
배우들은 매 순간 공을 들였지만 특히 더 큰 노력이 필요한 장면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인물의 감정을 잘 보여줘야 하거나 열연 중 두려움을 극복해야 할 때 그렇다. 박하나는 보영이 김사모에게 아이를 같이 찾아달라고 말하는 부분에 신경 썼다고 밝혔다. "귀신 들린 듯 하는 장면이었는데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렇게 집중했던 적도 처음이다. 광기 어린 모습을 보이고 싶었고 욕심냈다"는 게 박하나의 설명이다.
허진은 물속에서 촬영할 때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맥주병'이라는 말로 자신을 표현했다. 연기를 위해 긴 중국어 대사가 잘 외워지지 않아 눈물 흘렸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 많은 드라마를 하면서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고 덧붙여 그가 한 노력의 정도를 짐작게 했다. 식상하지 않은 연기를 하고자 고민했다는 정영주는 욕망에 눈이 먼 김사모의 모습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장면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매력 지닌 '귀못'
탁 감독과 배우들은 '귀못'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탁 감독은 '귀못'이 수살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고 설명하며 "이걸 정면에 내세운 공포 영화가 없지 않았나 싶다. 축축하고 눅눅한 느낌을 연출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한 보영 김사모 왕할머니가 자신이 지닌 상처, 트라우마들을 마주하게 됐을 때 더해지는 공포 역시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박하나는 "공기가 주는 무서움이 있다. 우리가 한 장면 한 장면 찍을 때마다 버거운 서로의 기를 느꼈다"고 했다. 마지막 신을 촬영할 때 생긴 안개가 스산함을 자아냈는데 특수효과가 필요 없을 정도로 공포스러웠다고도 했다. 허진은 "공포라고 하기엔 너무 아름답다. 깊이도 있고 슬픔, 아픔, 그리움도 있다"고 전했다. 정영주는 "정통이라는 클리셰에 충실하다.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을만한 상황인데 낯설게 맞닥뜨리는 공포 때문에 순간순간 소름 끼칠 거다"라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 공포 영화 '귀못'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