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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높아지는 전동화의 깃발, 조금 더 이어질 디젤 파워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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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높아지는 전동화의 깃발, 조금 더 이어질 디젤 파워트레인

입력
2022.10.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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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차 시장에서도 MAN e트럭 등 다채로운 전동화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상용차 시장에서도 MAN e트럭 등 다채로운 전동화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흐름은 말 그대로 ‘탈 탄소’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동화 기조가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상용차 시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며 ‘시대의 변화’가 어느새 성큼 다가왔음을 알린다.

실제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AA 2022(IAA Transportation 2022) 현장에서는 수 많은 브랜드들이 ‘전동화를 준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일부 브랜드는 내년부터 판매할 새로운 전기 트럭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볼보 트럭의 경우 양산 사양의 전기 트럭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고, 만트럭버스는 지난 2018년 전기 트럭 실증의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도를 높인 ‘e트럭’ 프로토타입을 공개해 관람객 및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러한 모습만 본다면 상용차 시장에서의 전동화 역시 어느새 코 앞에 다가온 것 같다.

볼보 역시 전동화 트럭을 선보이며 전동화의 흐름을 증명했다.

볼보 역시 전동화 트럭을 선보이며 전동화의 흐름을 증명했다.

풀리지 않은 숙제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본다면 상용차 시장이 ‘전동화’가 곧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럴 수 있을까? IAA 2022 현장, 그리고 독일의 여러 도시와 도로를 다니며 ‘전동화의 과정’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 같았다.

더불어 ‘전동화’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고, 그 숙제의 ‘내용’도 꽤나 어려운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상용차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고민’들은 무엇이 있을까?

시장에 따라 유로 6 규제 역시 도입되지 않은 곳이 많다.

시장에 따라 유로 6 규제 역시 도입되지 않은 곳이 많다.

여전한 디젤의 효율성

만트럭버스가 공개한 e트럭은 1회 충전 시 600~800km에 이르는 넉넉한 주행 거리를 약속했다. 이러한 수치만 본다면 기존의 디젤 사양을 능숙히 대응할 수 있는 차량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여전히 ‘실질적인 효율성’ 부분에서는 디젤이 우위를 점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많은 브랜드들은 오는 2030년까지도 전동화 모델보다 디젤 모델의 주행 효율성이 더 높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심 내 이동 및 라스트 마일 등에서는 전기차의 우위를 확인했지만, 고속, 장거리 주행은 여전히 ‘디젤이 우수하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오는 2025년부터 전기 트럭이 판매를 시작한다고는 하지만 전기 트럭이 ‘기존의 디젤 트럭’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긴 시간이 요구할 것이다.

배터리 공장을 설립 중인 만트럭버스의 공장

배터리 공장을 설립 중인 만트럭버스의 공장

부담스러운 ‘전환 비용’

과거 만트럭버스는 대형 마트들의 물류 차량으로 중소형 트럭을 전기 트럭으로 개발, 공급한 이력이 있다.

전기 트럭, 그리고 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관련 유통 업체들은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디젤 트럭’ 대비 과도한 초기 도입 비용으로 인해 프로젝트가 파기될 위험이 있었다. 전기 트럭 운영 이후, 각 유통 업체들은 전기 트럭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다시 디젤 트럭을 구매했다.

이러한 상황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실제 업계 관계자들은 ‘각 브랜드들이 전기 트럭을 선보였지만 여전히 기존 디젤 트럭 대비 가격적인 차이가 크다’라며 ‘전동화 전환 비용’이 더 줄어야 안정적인 전기 트럭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트럭버스 및 여러 브랜드들은 유럽 내 전기차 충전 설비를 확보할 게획이다.

만트럭버스 및 여러 브랜드들은 유럽 내 전기차 충전 설비를 확보할 게획이다.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인프라’ 확장

전기 트럭에 대한 비전, 그리고 브랜드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한 여러 브랜드들은 전동화 시대를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여러 인프라 확충의 계획을 밝혔다. 만트럭버스 역시 유럽 내 1,700개의 충전소를 설치해 ‘전환 속도’에 힘을 더할 계획이다.

참고로 승용 전기차 대비 더욱 큰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상용차의 특성 상 더욱 빠른 충전 설비를 요구한다. 실제 여러 브랜드들은 250~350kW 수준의 ‘메가차징’ 시스템을 개발하며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만트럭버스는 IAA 2022에서 e트럭을 공개했다.

만트럭버스는 IAA 2022에서 e트럭을 공개했다.

그러나 ‘전력의 공급’은 브랜드의 계획과 거리가 있다. 실제 유럽의 여러 고속 충전소에서 상용차의 배터리를 충전해본다면 제시된 ‘최대 충전 전력’ 경험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전력 공급 네트워크 및 퀄리티 관리가 쉽지 않은 셈이다.

이러한 설비 및 인프라 모두가 구현되어 ‘안정적인 생태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만트럭버스는 여전히 '디젤 차량'을 개발, 생산할 예정이다.

만트럭버스는 여전히 '디젤 차량'을 개발, 생산할 예정이다.

전기트럭은 친환경적인가?

디젤게이트 이후 디젤 파워트레인에 대해 ‘편견’이 생겼고, 전동화의 흐름이 대두되며 어느새 ‘폐기되어야 할 유산’ 정도로 취급되고 있다.

그러나 ‘전동화’가 온전히 친환경적인 행보냐는 질문에는 쉽게 답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브랜드들은 차량 생산, 소재 등에 있어 재활용 및 새로운 ‘비건 소재’ 등을 고민하고 있지만 ‘전동화 시스템’의 태생적인 한계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한다.

전기트럭의 완전히 자리를 잡을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전기트럭의 완전히 자리를 잡을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실제 배터리에 사용되는 여러 소재를 채굴하고 수입하는 과정, 그리고 이를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과정 등에서도 ‘환경 파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인권 문제’까지도 언급되는 경우도 많은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전기 트럭이 출고되어 운영되고 달리는 상황 외에도 차량이 생산되는 과정, 수명을 다하고 난 뒤의 여러 과정까지 고려한다면 여전히 디젤 트럭이 환경과 효율성을 모두 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브랜드는 전동화 외에도 다채로운 전략을 수립, 이행하고 있다.

브랜드는 전동화 외에도 다채로운 전략을 수립, 이행하고 있다.

실질적인 전환의 시간

IAA 2022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오는 2025년부터 전동화를 시작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질적인 전동화가 모두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동화 기조는 ‘단순히 새로운 엔진’을 탑재하는 수준의 변화가 아니라 산업과 삶의 형태, 그리고 차량의 운영 등 많은 부분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진정한 전동화는 2030~2040년에 이르러서야 가능할 것이라 분석했다.

많은 고민을 앞둔 사용차 시장, 과연 전동화의 흐름 속에서 어떤 모습을 제시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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