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나홀로 1조 넘게 팔아 치운 기관들
당국·거래소 "시장 불안 확산되지 않도록" 주문
10조 원대 증안펀드는 이달 중 재가동 마무리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함께 개최한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년 만에 3%까지 올리면서 증시에서 자금 이탈이 우려되자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화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국은 기관투자자를 향해 '과매도 주의' 메시지로 압박하는 한편, 이달 안에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 준비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12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가뜩이나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자, 시장 불안이 확대되는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우선 당국은 최근 과도할 정도로 매도에 나선 기관투자자들에게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당국은 "기관투자자들도 중장기적인 시계를 가지고 시장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데 견해를 같이 했다"고 밝혔다. 해당 메시지는 김 위원장이 적극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역시 '증권시장 현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과매도 추세 완화를 위한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금융투자협회에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기관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팔자' 행렬을 이어 갔다. 실제 이날까지 기관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1조1,110억 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250억 원, 7,190억 원을 순매수한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지난달 30일 코스피는 2,155.49로 연저점을 기록했는데 기관투자자들은 이날을 기점으로 매도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 불안을 키웠다. 이에 나재철 금투협 회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증시 수급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총 10조7,600억 원 규모 증안펀드 역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증안펀드는 이번 달 중에 재가동 준비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안펀드는 증시 급락 시 투입되는 '구원투수' 역할을 한다. 현재 8,600억 원 규모가 즉시 투입이 가능하고, 나머지 금액은 금융회사들과 약정 기간 추가 연장 등을 논의 중이다.
시중금리 인상에 따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등을 위해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여력도 기존 6조 원에서 8조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채권시장안정 펀드로 조성된 1조6,000억 원도 회사채 등 매입에 우선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정책금융기관의 올해 자금공급 규모도 애초 계획(200조 원)보다 10조 원 이상 추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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