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평가 시험문제 특정 교육생에 유출
내부고발 2주 지나서야 유출 교원 조사
신임 경찰관 교육기관인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 교수가 교육생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하는 일이 발생했다. 학교 측은 비위 행태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12일 중앙경찰학교와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예정된 311기 교육생 기초평가가 치러지기 전 교수위원인 박모 경감이 교육생 한 명에게 시험 문제 일부를 유출했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됐다. 박 경감은 총 70문항 가운데 자신이 가르친 경비 관련 4문항을 알려줬다고 한다. 해당 교육생은 평가 전날 다른 교직원에게 이 사실을 신고했다. 박 경감은 얼마 전 다른 부서로 인사 조치됐다.
기초평가와 같은 객관식 시험은 34주로 짜인 교육과정 중 두 차례 실시한다. 수료 후 희망 경찰서를 지원할 때 반영되는 종합평가의 45%(기초평가 20%·실무평가 25%)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시험이다. 올 6월 입교한 311기 교육생은 1,937명이다.
사건 후 학교 측 대처도 말끔하지 않았다. 학교는 평가 당일 시험 연기를 공지하며 교육생들에게는 “출제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만 했다. 문항 유출 사실을 정확히 알리지 않은 것이다. 시험은 사흘 뒤인 지난달 30일 치러졌다.
박 경감 조사 역시 내부 고발 후 보름이나 지난 이달 11일에서야 이뤄졌다. 학교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학교 측은 조용히 넘어가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10월 첫 주에 연휴가 끼어 있어 조사가 미뤄졌을 뿐”이라며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 경감이 해당 교육생에게 문항을 유출한 경위는 조사가 끝나지 않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경찰관을 교육하는 학교에서 일어난 문제라 더 심각하다”며 “경찰청장은 학교를 즉시 감사하고, 비위 인사를 엄정 징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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