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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재 삼화식품 대표 "태국을 한국 간장의 세계화 전진기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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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재 삼화식품 대표 "태국을 한국 간장의 세계화 전진기지로"

입력
2022.10.15 10:00
수정
2022.10.15 10:43
0 0

"맑은 맛 선호하는 젊은 층 입맛 공략할 계획"
미국 수출 이어 유럽 진출도 차근 차근 진행 중
자사 간장으로 만든 치킨 브랜드, 8개월 만에 90호 돌파


양승재 삼화식품 대표는 "태국이 세계로 향하는 한국 간장의 전진 기지가 될 것"이라면서 "시작은 '차은우 효과'였지만 결론은 '한국의 맛'이다. 한국 전통 소스의 세계 진출,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양승재 삼화식품 대표는 "태국이 세계로 향하는 한국 간장의 전진 기지가 될 것"이라면서 "시작은 '차은우 효과'였지만 결론은 '한국의 맛'이다. 한국 전통 소스의 세계 진출,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한국 간장이 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겁니다."

지난 8월, 간장 전문 제조업체인 대구의 삼화식품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처는 태국이었다. 지난해 8월 삼화에서 출시한 신제품을 수입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처음에는 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차은우가 모델이라는 점에 관심을 가졌으나, 제품을 테스트한 결과 맛과 향이 뛰어나다는 판단에 생산자와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재(56) 삼화식품 대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 간장의 맑고 깊은 맛, 산뜻한 향에 매료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한국 간장이 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란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신있다"

자신감의 원천은 1953년 고(故) 양우식 회장이 회사를 설립한 이래 양병탁 회장을 거쳐 현재 양 이사장까지 69년 동안 꾸준히 축적한 제조 노하우와 기술이다. 비료를 넣지 않고 키운 콩을 찾으려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도 했고, 스시와 함께 전 세계로 퍼져나간 일본식 간장과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자본을 투입해 간장의 맛을 세계화하는 데 주력했다.

양 대표는 "일본 제품과 비교해 맛과 품질은 세계 어디에서 대결해도 자신이 있다"면서 "다만 일본 내 판매와 관련해서는 현대차가 일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처럼 자국 제품을 고집하는 소비자 성향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만 놓고 봐도 '삼화'라는 브랜드는 몰라도 삼화간장은 누구나 맛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국간장의 경우 탁도가 낮아 간장을 부어도 국물이 맑아 전국 냉면의 80% 이상의 식당에서 삼화 제품을 쓴다. 또한 전국 어디든 간장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삼화간장을 먹어봤다고 해도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간장치킨으로 유명한 모 치킨 브랜드의 경우 지난 2020년 생산단가를 이유로 삼화에서 다른 회사의 간장으로 변경했으나, 맛의 변화를 알아차린 소비자 혹평에 한 달도 안 돼 삼화간장으로 다시 돌아온 일화는 치킨 업계에서 유명하다. 간장 치킨 외에도 허니 콤보, 찜닭 등도 간장이 음식 맛을 좌우하는 메뉴로 통한다.

양 대표는 "워낙 다양한 제품에 들어갔지만, 보통 기업 간 거래로 간장을 납품했기 때문에 삼화 간장을 즐겨 먹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아직 많다"면서 "대한민국에 우리 간장을 맛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시작은 '차은우 효과' 결론은 한국 간장의 맛

태국의 경우 물꼬를 튼 것은 차은우의 존재감이었지만, 이제는 맛에 매료된 분위기다. 우리나라의 이마트에 해당하는 태국 최고의 마트 체인인 'BIG-C'와 '고메마켓'등에서 차은우가 모델로 나선 제품이 태국에 진출한다. 삼화식품 측에서는 "태국 볶음밥에 들어가는 소스(어간장)에는 젓갈류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나는데, 자사 제품이 이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대표는 "아무리 익숙한 맛이 좋다고 하지만 한국인 중에도 청국장을 꺼리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보편적인 맛이 결국 우세를 점하기 마련"이라면서 "우리 제품은 짠내가 없고 그 자체로 감칠맛을 내기 때문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호응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화식품은 미국 마트에도 이미 진출했다. 한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을 넘어 현지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지역의 마트에서도 판매되고 있고 조만간 아마존을 통해서도 판매될 계획이다. 유럽은 반응이 더 뜨겁다. 올해 초 유럽 전역에 3,80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마트 체인인 카오플란드(kaufland)에서 수출 제의를 받았다. 유럽은 한국 음식의 인지도와 관심도가 매우 높다. 요리와 관련해서 퓨전 요리를 시도하는 요리사와 일반인이 적지 않다. 유럽과 한식을 융합한 새로운 시도에 한국간장이 촉진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삼화식품 측은 물류 운송 문제가 안정화되면 곧장 유럽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16일 서울 여의도IFC몰에서 차은우 팬사인회를 개최했다. 삼화식품 제공

지난 7월 16일 서울 여의도IFC몰에서 차은우 팬사인회를 개최했다. 삼화식품 제공


삼화식품 측이 지난달 태국 최대 규모 유통업체와 현지에서 수출 관련 미팅을 하고 있다. 삼화식품 제공

삼화식품 측이 지난달 태국 최대 규모 유통업체와 현지에서 수출 관련 미팅을 하고 있다. 삼화식품 제공


"진짜 좋은 간장 치킨은 먹고 나도 목이 마르지 않습니다"

올해 간장을 바탕으로 치킨과 가정 간편식 분야에도 진출했다. 간장 치킨은 호응이 뜨겁다. 출시 8개월 만에 가맹점 90호를 돌파했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10개의 대형 치킨 매장을 운영 중인 일본 프랜차이즈업체와 협의 중인데, 얼마 전 후쿠오카에 1호점 가맹계약을 맺었다. 미국에서는 한꺼번에 10개의 프랜차이즈를 열겠다는 연락이 왔다. 경쟁력의 핵심은 말할 것도 없이 간장이다.

"무엇보다 짜지 않습니다. 배달 서비스 후기에 간장 치킨 마니아라고 밝힌 한 고객이 '기존 치킨을 먹고 나면 자극적인 맛에 물을 계속 찾게 되는데 삼화에서 만든 치킨 브랜드는 그렇지 않더라. 인위적인 조미료 맛이 없는 것 같다'는 글을 올렸더군요. 정확한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치킨 브랜드를 런칭한 이후 치킨 외에 뜻밖의 대박 상품도 나왔다. 사이드 메뉴로 만든 떡볶이가 예상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가정 간편식으로 만들어 판매할 예정이다. 떡볶이에 쓰는 고추장 역시 자사 제품이다. 떡볶이에 이어 불고기 가정 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아시아 시장까지 노린다. 태국이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 대표는 “태국에 간장 진출이 구체화하면 아시아 공장을 현지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국은 아시아의 중심부에 있기도 하고 유럽으로 이어지는 물류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태국이 세계로 향하는 한국 간장의 전진 기지가 될 것입니다. 시작은 '차은우 효과'였지만 결론은 '한국의 맛'입니다. 한국 전통 소스의 세계 진출,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김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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