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강사 최태성, 정진석 발언 논란에
1919년 매일신보에 이완용이 쓴 글 공유
정진석 12일 "진의 왜곡 말라" 재반박
1936년 만해 한용운 선생 '반성' 글도 공유
한국사 강사로 방송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는 '큰별쌤' 최태성씨가 이완용의 글을 공유하며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자 정 비대위원장은 "진의를 왜곡한다, 제발 역사 공부 좀 하라"고 재반박하며 일제강점기 때 만해 한용운 선생이 쓴 글 '반성'을 언급했다.
한국사 강사 최태성씨는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조선이 식민지가 된 것은... 구한국이 힘이 없었기 때문이며... 역사적으로 당연한 운명과 세계적 대세에 순응키 위한 조선민족의 유일한 활로이기에 단행된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 기관지로 발행되던 한국어 일간신문인 매일신보에 을사오적인 이완용이 1919년 5월 30일에 작성한 글이다. 이 같은 사실과 함께 욱일기를 배경으로 한 이완용의 사진도 첨부했다.
최씨는 이완용의 글 외 다른 말은 쓰지 않았지만, 일제강점기 조선 침략을 정당화한 일본의 논리와 유사한 입장으로 해석되는 글을 최근 SNS에 올려 정치권에서 논란을 일으킨 정 비대위원장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미·일 군사합동 훈련을 '친일'이라고 비판하자, 정 비대위원장이 반박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정치권의 친일 사관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써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야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라며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고, 김웅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전형적인 가해자 논리. 고구려도 내분이 있었는데 그럼 당나라의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닌가요?"라며 "러시아 침략에 역성드는 것도 기함할 노릇인데…"라고 비판했다.
"어느 국가가 자멸하지 않고 타국의 침략받았나"...정진석, 한용운 글 공유
그러자 정 비대위원장은 "조선이라는 국가공동체가 중병에 들었고, 힘이 없어 망국의 설움을 맛본 것"이라며 "이런 얘기했다고 나를 친일 식민사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공격한다. 논평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한다"고 반박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12일에도 국민일보 주최 '2022 국민미래포럼' 행사가 끝난 뒤 "진의를 호도하고 왜곡하면 안 된다. 역사 공부를 좀 해야 한다"며 "그건 식민사관이 아니라 역사 그 자체"라고 재차 반박했다. 그는 이후 페이스북에 만해 한용운 선생이 1936년에 쓴 글 '반성'을 그대로 옮겼다.
한용운 선생은 글에서 "만고를 돌아보건대, 어느 국가가 자멸하지 아니하고 타국의 침략을 받았는가. 어느 개인이 자모(自侮·스스로를 멸시함)하지 아니하고 타인의 모멸을 받았는가"라며 "그러한 일은 없을 것이다. 망국(亡國)의 한이 크지 아니한 것은 아니나, 정복국만을 원망하는 자는 언제든지 그 한을 풀기가 어려운 것이다"이라고 썼다.
이어 "불행한 경지를 만나면 흔히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한다. 강자를 원망하고 사회를 저주하고 천지를 원망한다. 얼핏 보면 영웅처럼 보인다"며 "그러나 자기를 약하게 한 것은 다른 강자가 아니라 자기며, 자기를 불행케 한 것은 사회나 천지나 시대가 아니라 자기다"라고 했다.
또 "망국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이상 제이, 제삼의 정복국이 다시 나게 되는 것이다"며 "자기 불행도, 자기 행복도 타에 의하여 오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련하기도 하지만 가증스럽기가 더할 수 없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