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울산 1-1 포항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가 17년 만의 우승을 코 앞에 두고 또 다시 포항 스틸러스에 발목을 잡혔다.
울산은 11일 경북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6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승리를 거두면 조기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었던 울산은 후반 중반까지 리드를 지키다 후반 34분 이호재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우승 도전을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다.
울산으로서는 '준우승 트라우마'가 떠오르는 경기였다. K리그 최다 준우승(10번) 기록을 가진 울산은 유독 다 잡은 우승 트로피를 놓치는 일이 잦았다. 공교롭게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울산의 발목을 잡은 팀이 포항이었다. 2013년 울산은 2위 포항과의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정상에 오를 수 있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눈물을 삼켰다.
2019년에도 울산은 포항과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트로피를 들 수 있었지만 1-4로 대패하며 2위 전북 현대와 승점 동률이 됐다. 결국 다득점에서 단 한 골 차이로 전북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때부터 울산은 3년 연속 전북에 막판 역전 우승을 허용하며 ‘만년 2등’ 이미지로 굳어졌다.
울산은 과거의 악몽을 잊기 위해 이날 경기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8일 전북과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장 결승골’을 넣은 마틴 아담을 최전방에 배치해 상대 골문을 노렸다. 울산 선수들도 우승에 대한 집념을 불태우며 활발히 움직였다. 전반 12분 마틴 아담의 패스를 받은 최기윤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을 날렸고, 16분에는 바코가 포항 골키퍼 강현무와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잡기도 했다. 결국 울산이 먼저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엄원상이 올린 크로스를 바코가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선제골을 내준 김기동 포항 감독이 후반전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정재희를 빼고 임상협을 투입시켰고, 후반 26분에는 부상을 당한 고영준 대신 장신 공격수 이호재를 넣어 허용준과 함께 상대 골문 앞에 배치시켰다. 김 감독의 용병술이 곧바로 효과를 봤다. 이호재는 경기장에 들어선 지 8분 만에 임상협의 크로스를 머리로 돌려 놓으며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전 그라운드를 밟은 두 선수가 울산의 우승을 저지한 셈이다. 일격을 맞은 울산은 남은 시간 총력을 다해 포항의 골문을 노렸지만 더 이상의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포항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울산은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해도 자력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다. 다만, 이날 전북이 강원FC를 1-0으로 잡아 끝까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남은 두 경기에서 울산이 모두 패하고 전북이 모두 이기면 울산은 또 한 번 통한의 준우승에 머무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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