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사회, 수산화리튬 생산 투자 사업 승인
"1.5조 원 투자, 전기차 60만 대 분량"
리튬 수요 확대 적극 대응, 3·4단계도 서둘러 진행
포스코그룹이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상용화에 속도를 올리며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을 본격화하고 있다. 3월 1단계 설비 공사 착수에 이어 올해 안에 2단계 설비 착공에 들어가기로 하고 1조5,000억 원 투자를 결정했다.
11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회사는 7일 이사회를 열고 아르헨티나 살타주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2단계 투자 사업을 승인했다.
연 2만5,000톤 규모(전기차 약 60만 대에 투입될 배터리 제작 가능)를 생산할 수 있는 탄산 리튬을 확보할 시설로, 올해 내 착공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투입되는 사업비는 10억9,000만 달러(약 1조5,000억 원)에 달한다.
아르헨티나에서 생산한 탄산리튬을 국내로 운반해 최종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하는 공정은 내년 상반기에 국내 착공해 2025년 하반기에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글로벌 이차전지 기업들이 예상보다 많은 리튬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내년에 하려던 투자를 서둘러 집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2단계 신속 투자에 이어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생산 연 10만 톤 체제' 조기 달성을 위해 3, 4단계 투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또 광석 리튬,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연 30만 톤 체제를 완성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포스코가 이처럼 리튬 확보에 힘을 쏟자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제조업체에서 함께 밸류 체인을 만들자며 손을 내밀고 있다. 포스코가 철강을 넘어 본격적으로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업계 분석이다.
"염호 업체들 중국에 빼앗기자, 계획 수정해 인수 결정"
포스코가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이 조기에 가능했던 이유는 리튬 확보에 10년 전부터 사활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포스코 측은 배터리에서 양·음극을 오가며 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필수 원료인 리튬이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 리튬 원료가 포함된 염호 소유 업체들과 접촉해왔다. 그러나 2015년부터 리튬값이 오르자 계약을 맺기로 한 업체들은 잇따라 중국 업체 등과 계약을 맺으며 포스코에 등을 돌렸다.
그룹 차원에서 리튬 원료 확보를 위해선 소금 호수 인수가 필수라고 결정, 전 세계를 돌며 발품을 팔았고 결국 2018년 8월 아르헨티나 염호 인수에 성공했다. 이후 3년 넘게 검증 작업을 하고 현지에서 시설 구축에 필요한 인프라를 세우고 나서 3월 상용화 1단계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3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협력을 요구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답을 받았다. 이경섭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 소재사업 추진단장은 "리튬 사업에 2030년까지 6조 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며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공장과 광양 리튬 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부터 자체 창출하는 이익으로 투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은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을 조기에 개발하고, 광석 리튬도 더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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