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에서 살해 혐의 부인
12일 예정된 첫 재판 내달 4일로 연기
이승만 측 변호인 추가 선임 필요 따라

2001년 대전 경찰관 총기 탈취 및 은행 권총 강도살인 피의자와 과거 수사 당시 배포했던 몽타주 비교 사진. 위부터 이정학 몽타주와 사진, 이승만 몽타주와 사진. 대전경찰청 제공
21년 만에 붙잡힌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사건 피의자들에 대한 첫 재판이 다음 달로 연기됐다. 피의자 이승만(52)이 일부 혐의를 부인하면서 국선변호인 추가 선임이 필요해 이달 안에 열릴 재판이 미뤄졌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부장 나상훈)는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승만과 이정학(51)의 첫 공판기일을 10월 12일에서 다음 달 4일로 변경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조사에서 사건 당시 은행 출납 과장 김모(사망 당시 45세)씨를 권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인정했던 피의자 이승만이 검찰수사 과정에서 "내가 총을 쏘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해 재판이 연기됐다.
이와 관련 이승만과 이정학의 공동 변호인은 "피고인 이승만의 혐의 부인으로 피고인 간 이익이 상충돼 이승만 측의 새로운 국선 변호인 선임과 함께 기일 변경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판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다음 달 첫 공판에선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을 듣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 관련 동의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범행에 사용된 권총을 찾지 못한 데다 폐쇄회로(CC)TV 등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검찰이 공소사실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승만과 이정학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차량을 차량으로 가로막은 뒤 김씨를 38구경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현금 3억 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21년간 미제로 남아 있던 이 사건은 2017년 범행에 사용된 차 안에 남아 있던 마스크와 손수건의 유전자 정보(DNA)가 충북지역 한 불법 게임장에서 나온 유류물의 DNA와 동일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해결의 물꼬를 텄다.
경찰은 5년간 해당 게임장을 출입한 1만5,000여 명을 조사한 끝에 지난 8월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한 이정학을 검거한 뒤, 이정학의 진술을 토대로 이승만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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