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 공원서 '탕'... 수술했으나 위독
경찰 "軍 출신 아버지 소유 총기 가능성"
부실한 총기 관리 비판 다시 불거질 듯
서울 한복판에서 50대 남성이 권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고유 번호’가 부여된 정식 총기였다. 경찰은 일단 해당 남성이 퇴역군인 부친이 보유하고 있던 총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권총과 탄약 출처 등을 수사하고 있다.
11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3분쯤 서초구 잠원동 신동근린공원 인근 도로에서 50대 남성 A씨가 권총에 맞아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즉시 수술을 받았으나, 총알이 머리를 관통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현장 인근 상점 직원은 “갑자기 ‘퍽’ 하고 라이터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총소리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사용한 총기는 38구경 권총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조립 도면으로 총기 부품을 결합해 만든 사제(私製) 총기와 달리 고유의 일련번호가 부여된 정식 총기다. 현재 경찰이 사용하는 38구경 권총과는 다른 모델로, 수십 년 전 생산된 제품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경찰관도, 군인도 아닌 민간인”이라며 “생전에 군인이었던 부친이 갖고 있던 총기라는 주변인 진술이 있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개인의 총기 소지를 불허하고, 군인ㆍ경찰이 사용하는 총기도 임무 후 전부 반납해야 한다.
향후 A씨가 사용한 권총이 군 총기로 판명 날 경우 군 당국은 총기 부실 관리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군에서 발생한 총기, 탄약 등 무기류 절취ㆍ분실 사고 건수는 87건이나 됐다. 탄약류(실탄+공포탄) 절취ㆍ분실이 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총기(12건), 수류탄ㆍ폭약류(5건)가 뒤를 이었다. 전체 87건 중 68건은 회수가 완료됐으나 총기 7정과 실탄 237발, 수류탄 2개, 공포탄 2발은 아직 미회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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