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노인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 발표
동대문구 제기동, 부산 남포동, 부산 범일동 순
전통시장, 병원 등 노인 이용시설 주변 많이 발생
통영시 북신동 등 20곳 '고위험지역'
전국에서 노인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이 가장 큰 지역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과 제기동 일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과 병원이 밀집해 있어 노인 유동인구가 많은 반면 교통정체와 불법주정차도 상대적으로 많아 교통사고 빈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행정안전부가 11일 발표한 ‘지난해 노인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30곳)’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1,018명 중 노인 사망자 수는 601명으로 59%를 차지했다. 노인보행자 사망자 수 비중은 2019년 57.1%, 2020년 57.5% 등 증가 추세다. 인구 10만 명당 노인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19.8명(2019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7.6명)보다 2배 이상 많다. 행안부 관계자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들의 사회활동 증가로 교통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건수와 인명피해를 반영해 합산하는 '사고위험도지수(EPDO)'에서 용두동 경동시장 일대가 3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동대문구 제기동(36), 부산 중구 남포동6가(36), 부산 동구 범일동(36), 경기 부천시 심곡동(33) 순이었다. 해당 지역들 대부분은 전통시장 근처였다. 제기동에는 청량리청과물시장이, 남포동에는 자갈치시장이, 범일동에는 부산진시장 등이 있어 항상 교통이 혼잡하고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진다.
실제 지난해 9월 30일 경동시장 인근 왕복 2차로를 건너다 사망한 A(79)씨는 시장에 물건을 운반하던 지게차에 치였다. A씨는 길가에 주차돼 있던 차량 사이로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황급히 길을 건너다 변을 당했다. 전통시장을 자주 이용하는 권모(67)씨는 “시장 근처 도로에 짐도 많이 쌓여 있고, 트럭 등 큰 차들도 줄줄이 서 있어 길을 건널 때 주변이 잘 안 보인다”며 “무거운 짐을 들고 길을 건널 때도 신호를 놓치거나, 오토바이가 갑자기 튀어나와 깜짝 놀란 적이 많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또 사고 건수가 적더라도 노인 유동인구가 많아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 20곳도 선정했다. 시 단위에서는 경남 통영시 북신동 북신사거리를 비롯해 충남 보령시 대천동 명문당사거리, 전남 목포시 산정동 동부광장 교차로,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교차로 등이 포함됐고, 군 단위에서는 경북 의성군 안계면과 경북 군위군 군위읍, 전남 고흥군 고흥읍, 경남 합천군 합천읍 등이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행안부는 노인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 30곳과 고위험지역 20곳 등 60곳을 중심으로 12~18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특별점검 시 안전표지, 속도저감시설 등 교통안전 시설과 보행환경 등을 진단해 필요한 경우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현재 어린이보호구역은 전국에 1만6,698개가 있지만 노인보호구역은 2,600개에 불과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어린이보호구역에 비해 노인보호구역에 대한 안전인식이 턱없이 낮다”며 “시장과 노인복지시설 등 노인 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해 개선방안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연말까지 전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