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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객석 경계가 사라졌다… 엔데믹으로 돌아온 '이머시브'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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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객석 경계가 사라졌다… 엔데믹으로 돌아온 '이머시브' 공연

입력
2022.10.14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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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형 공연 '금란방'·'다크필드' 3부작

서울예술단 가무극 '금란방'의 한 장면. 서울예술단 제공

서울예술단 가무극 '금란방'의 한 장면. 서울예술단 제공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엄격한 객석 간 띄어 앉기 적용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이머시브(Immersive) 공연이 돌아왔다. 전통적 프로시니엄 무대(무대와 객석을 엄격히 구분한 정면 액자 형태의 무대) 개념을 벗어나 관객을 관람자에서 참여자로 끌어들인 이머시브 공연이 엔데믹(풍토병화)을 맞아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관객이 밀주방 손님으로…가무극 '금란방'

서울예술단 가무극 '금란방'의 한 장면. 서울예술단 제공

서울예술단 가무극 '금란방'의 한 장면. 서울예술단 제공

"제가 글을 모르오니 누가 대신 좀 적어 주겠소. '10월 11일 오늘 술시(戌時) 금란방에서 당신의 삶을 뒤바꿀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2018년 초연 후 4년 만에 돌아온 서울예술단의 가무극 '금란방'의 재공연 첫날인 11일. 공연 시간이 임박한 국립정동극장 로비가 배우와 관객으로 뒤엉켜 북적였다. 배우의 손에 이끌려 로비 한가운데로 나온 한 여성 관객은 배우가 불러주는 말을 그대로 종이에 적기 시작한다. 같은 시간 클럽 음악이 흐르는 극장 안 무대에선 배우와 일부 관객이 어우러져 춤을 추고 있다. 이머시브를 지향하는 공연은 이렇게 관객의 적극적 참여로 문을 열었다.

'금란방'은 조선 시대에 있을 법한 밀주방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로비의 관극 체험에 이어 총 320석 중 무대석으로 꾸민 76석에 앉은 관객은 단순한 감상자를 넘어 극에 개입한다. 밀주방에 찾아온 손님으로 설정된 이들 관객은 소품으로 배우들과 함께 특정 장면을 완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관습과 통념을 깨고 자유롭게 꿈꾸며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는 극의 주제는 초연보다 명확해졌다는 게 서울예술단 측의 설명이다. 공연은 11월 13일까지 이어진다.

서울예술단의 가무극 '금란방'은 공연장 로비부터 독특한 관람 체험을 제공한다. 서울예술단 제공

서울예술단의 가무극 '금란방'은 공연장 로비부터 독특한 관람 체험을 제공한다. 서울예술단 제공


이야기의 중심은 관객… '다크필드' 3부작

'다크필드' 3부작 중 '플라이트'. LG아트센터 제공

'다크필드' 3부작 중 '플라이트'. LG아트센터 제공

'금란방'이 배우와 관객 간 거리를 좁힌 이머시브 공연이라면 22일 LG아트센터 서울의 블랙박스 공연장 'U+ 스테이지' 개관작으로 선보이는 '다크필드' 3부작은 관객의 체험과 몰입에 방점을 찍은 이머시브 공연이다.

영국 공연 단체 '다크필드'는 '시각이 사라지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다른 모든 감각과 소리에 집중하게 된다'는 데 착안해 관객이 헤드셋을 쓰고 감상하는 3개 작품을 만들었다. 거대한 사각 테이블이 설치되고 자리에 앉아 영혼과 대화하는 모임을 체험하는 '고스트쉽', 목적지를 알 수 없는 비행 '플라이트',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드는 방 '코마'가 바로 그 3개의 작품이다.

관객은 회당 최대 30명으로 제한되며 공연별 러닝 타임은 약 30분이다. 3편은 각각 독립된 공연으로 원하는 작품을 택해 관람할 수 있고, 연달아 볼 수도 있다. 공연은 11월 19일까지.

'다크필드' 3부작 중 '고스트쉽'. LG아트센터 제공

'다크필드' 3부작 중 '고스트쉽'. LG아트센터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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