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부터 '우영우'까지, 드라마 인기에 촬영 장소까지 인기몰이
관광객 증가에 현지 거주민들 불만 속출하기도
소위 '대박 난 드라마'에는 흥행의 명암이 존재한다. 최근 이른바 '우영우 나무'로 불리는 창원 팽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됐다. 하지만 보호수의 제도 부실로 인해 지역 주민 분란이 야기됐다는 아쉬움도 크다. '수리남' 제작진은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촬영이 어려워지자 국내 로케이션을 지정했는데 이 관광지들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드라마를 사랑한 팬들이라면 '성지순례'라는 말에 익숙하다. 바로 작품을 촬영한 장소를 직접 다녀오고 인증샷을 남기는 행위다. 팬들의 인증샷이 거듭 이어지며 촬영지들이 특수효과를 확실하게 보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수리남'의 촬영지인 제주 서귀포의 한 카페는 드라마 팬들의 방문 후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극중 전요환(황정민)의 집으로 등장하는 이 카페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면서 보는 이들의 몰입감을 고조시킨다.
하지만 이에 따른 단점이 부각되면서 일각의 쓴소리들이 나오는 시점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인기리에 종영한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한 창원 팽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이른바 '소덕동 팽나무'라는 에피소드로 소개됐고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지난달 29일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최종 심의를 거쳐 창원 북부리 팽나무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팽나무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 때문에 환경 훼손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해당 마을에는 최근 하루 평균 200~300명이 방문하고 있다. 한 환경 운동가는 창원 북부리 팽나무에서겉흙 유실로 땅속 뿌리가 밖으로 드러남, 모래주머니 훼손 등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지역 주민들과 드라마 제작진의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경북 포항 일대에서 촬영된 tvN '갯마을 차차차'는 뜨거운 인기 탓에 관광객이 촬영지로 몰리면서 주민들이 피해를 봤다. 결국 '갯마을 차차차' 제작진은 촬영지에 대해 사유지 임대임을 강조하면서 방문객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드라마 여운을 느끼고 싶은 팬들과 지역 주민들의 갈등은 꾸준히 이어졌던 팬이다. '갯마을 차차차'는 가옥 방문 자제를 당부했지만 포항시와 협의해 청하시장의 오징어 동상과 사방 기념공원의 배 등은 촬영 후에도 유지했다.
이는 국내에서만 비롯되는 문제는 아니다.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의 모티브가 된 마을 오스트리아 할슈타트는 환경 파괴 등 관광객들로 인한 각종 문제로 인해 결국 주민들이 방문 자제를 당부하기까지 이르렀다. 관광객들의 밀집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을 낳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특히 사유지의 경우 정부의 개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촬영장에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의 불만은 각기 다양하다. 소음 공해부터 관광객들의 무질서, 또 환경 훼손에 과도한 임대료 시세 상승까지 드라마 흥행의 부작용으로 꼽힌다.
이처럼 드라마를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은 명소를 직접 방문하면서 직접 체험하고픈 애정의 일환이다. '소덕동 팽나무'도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고 천연기념물 재정이라는 뜻깊은 선물을 받았다. 그러나 과도한 관심은 결국 모두에게 해가 된다. 제작진이 후속 관리까지 책임져야 할 의무는 없다. 결국 관광객들에게 성숙한 시민 의식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드라마를 사랑한다면 촬영 배경지까지 존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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