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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노마드족 잡아라"... 금리 경쟁으로 몸집 불리는 인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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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노마드족 잡아라"... 금리 경쟁으로 몸집 불리는 인뱅들

입력
2022.10.10 19:00
수정
2022.10.11 18: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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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케뱅 주담대 최소 3%대
낮은 금리 좇아 인뱅으로 대환↑
"출혈 경쟁, 우량 차주만 늘릴 것
'중·저신용 대출 확대' 어긋날 수도"

카카오뱅크(위), 케이뱅크 로고. 각 사 제공

카카오뱅크(위), 케이뱅크 로고. 각 사 제공

인터넷 전문 은행(인터넷뱅크·인뱅) 가계대출 규모가 9개월 연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요 은행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인뱅도 금리 경쟁력을 갖췄다는 방증이나, 혁신과 포용금융의 '메기' 역할보다 '이자 장사'를 답습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9월 말 카카오뱅크(카뱅), 케이뱅크(케뱅)의 여신(대출) 잔액은 각각 27조4,600억 원, 9조7,800억 원이다. 1년 전에 비해 각각 2조4,000억 원, 3조6,000억 원이 불어났다. 인뱅의 여신은 대부분 가계대출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반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가계대출은 695조830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약 14조 원 줄었다.

①"인뱅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금리 인상기 더 낮은 금리를 좇는 '금리 노마드족'의 수요와 맞아떨어진 결과"(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카뱅, 케뱅의 주택(아파트)담보대출 변동형 최저금리는 각각 연 3.31%, 3.18%다. 카뱅은 올해 최대 1.35%포인트를, 케뱅은 3분기에만 3번에 걸쳐 금리를 낮춘 결과다. 케뱅 관계자는 "점포나 영업 사원이 없다보니 금리 인하 여력이 상대적으로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4%대인 5대 은행의 최저금리를 크게 밑돌자, 타행에서 인뱅으로 대출을 옮기는(대환대출) 사례도 적지 않다. 주담대 금리가 6%대로 치솟자 인뱅의 4%대 금리로 갈아타는 식이다. 9월 카뱅 주담대 실행금액의 26%가 이 같은 대환대출이다.

카카오·케이뱅크 여·수신 잔액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카카오·케이뱅크 여·수신 잔액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카뱅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가 인뱅의 본령이라 신용대출 금리도 낮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6%를 돌파한 반면 카뱅, 케뱅은 4%대 초중반, 토스뱅크(토뱅)는 5.06%에 불과한 이유다.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주문하자, 카뱅은 올해 3회에 걸쳐 중·저신용대출 금리를 1.2%포인트 내렸다. 케뱅도 금리 인하는 물론 상반기에만 1조 원의 중·저신용 대출을 공급했다.

③예대금리차 공시 도입도 금리 인하를 재촉한 이유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저신용 대출이 많은 인뱅들은 예대금리차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1등은 피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탓에 예대금리차를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었다는 얘기다.

인뱅들이 금리 경쟁력을 갖추면서 기존 은행들을 포함해 상품 선택지는 넓어졌으나, "금리경쟁에 몰두하다 보면 '중·저신용 대출 확대'라는 취지를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자본이 주요 은행보다 훨씬 적은데 소위 '출혈 경쟁'에 이르게 되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우량 차주 위주로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기가 '기회'가 아닌 '악재'라는 시각도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7일 전세 대출 증가세 둔화, 신용대출 역성장을 이유로 카뱅의 목표주가를 2만4,6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카뱅의 몸값이 떨어질수록 상장을 앞둔 케뱅 역시 제값을 받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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