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차이 CEO "내년 지바현에 오픈" 밝혀
한국 매출 수조원... 사업장 없어 세금 적어
구글이 내년 일본에 데이터센터를 연다. 데이터센터는 수만 대 서버를 이용해 인터넷 데이터를 저장하는 곳으로, 구글이 아시아에 새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구글은 그간 세금 회피 목적으로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짓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번에도 한국이 아닌 일본을 택한 것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일본 방문 사실을 전하며 "2023년 지바현 인자이(印西)시에 일본 첫 데이터센터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구글은 일본 기반시설 확충 등에 내년까지 7억3,000만 달러(약 1조4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데이터센터 건립은 이 계획의 일부다.
일본은 대만, 싱가포르에 이어 구글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세 번째 아시아 국가다. 피차이 CEO는 "새로운 시설은 구글 서비스 운영을 가속화하고 지역 경제 활동과 일자리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방일 기간 동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도 만나 투자 계획을 공유했다고 한다.
구글이 일본에서 지속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것과 달리, 한국에는 구글의 데이터센터가 없다. 플레이스토어(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마켓), 유튜브, 지메일 등 구글의 주력 서비스는 모두 해외 서버를 통하고 있고, 별도 법인을 통해 운영 중인 클라우드(가상서버) 서비스의 경우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를 임차 형태로 이용한다. 이를 두고 인터넷 업계에선 구글이 막대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두지 않는 것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구글은 국내에서만 수조 원대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서버 같은 '고정 사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100억 원 미만의 법인세만 내고 있다.
구글은 이번 데이터센터 신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왜 일본을 선택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일본의 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큰 데다, 그간 구글이 일본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온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구글이 2001년 미국 외에 처음으로 사무실을 설립한 곳이 도쿄 시부야(渋谷)였다. 이 밖에도 구글은 일본과 캐나다를 잇는 해저 케이블 토파즈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구글이 일본에 데이터센터를 짓게 된다면 인접국인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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