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40)가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 빼고 모든 걸 다 보여줬다. 정교한 타격으로 2루타와 타점, 날렵한 호수비 그리고 투수로도 호투를 선보였다.
롯데는 8일 LG전에서 3-2로 이겼다. 이대호는 조선의 4번 타자답게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고,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투수로 깜짝 변신해 마운드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개인 첫 홀드도 챙겼다.
이대호는 1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했다. 2사 2루에서 LG 선발 김영준을 상대로 펜스 직격 중월 2루타를 터트렸다. 하지만 이후 타석에서는 병살타 2개를 쳐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날 하이라이트는 투수 이대호였다. 3-2로 앞선 8회초에 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2001년 롯데 입단 당시 투수로 들어왔지만 곧바로 야수로 전향해 프로 마운드에 오른 건 이날이 처음이다.
이대호의 등판에 LG는 마지막 올스타전 때 이대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대타로 내세웠고, 이대호는 투수 땅볼로 잡아 복수에 성공했다.
이대호의 투수 등판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8일 부산 LG전을 앞두고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대호도 이날 경기에 앞서 “투수는 21년째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팀이 3-2로 앞선 가운데 아웃 카운트를 잡아 이대호는 홀드도 챙겼다.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에도 다시1루를 지킨 이대호는 9회 2사 2루에서 유강남의 땅볼 타구를 잡은 한동희의 원바운드 송구를 잡아내며 스스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튼 롯데 감독은 경기 후 "어떤 작가가 영화를 써도 이것보다 더 잘 못 쓸 것 같은 하루였다"며 "이대호가 마지막까지 정말 좋은 수비, 공격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별한 순간답게 한 타자를 상대하는 투수 이대호의 모습도 볼 수 있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이대호의 투구를 받았던 포수 지시완은 "생각보다 스피드가 나오더라. 120㎞ 공 같지 않았다. 또 이런 자리에서 내가 대호형의 공을 받았다는게 너무 영광이다. 어찌보면 이벤트성일 수 있겠지만 나에겐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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