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영업이익 10조 원대로
반도체 겨울·수요 위축에 직격탄...4분기도 '암울'
LG전자도 '어닝쇼크'…영업익 7000억대 추락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어닝쇼크' 수준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5개 분기 연속 70조 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32%나 줄었다. 4분기 역시 실적 악화가 이어져 영업이익이 10조 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76조 원, 영업이익 10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매출은 2.7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73%나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한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올 2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5%, 23.4% 줄었다.
삼성전자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보다도 크게 낮은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 추정치의 평균)는 매출 78조3,062억 원, 영업이익 11조8,683억 원이었다. 매출은 약 2조 원, 영업이익은 1조 원가량 추락한 것이다.
영업이익 3년 만에 '역성장'...추정치보다 1조 추락
이 같은 어닝쇼크의 원인으로는 삼성전자 실적의 버팀목인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 꼽힌다.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3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을 6조~7조 원으로 예상한다. 올해 2분기(9조9,800억 원)나 전년 동기(10조600억 원)와 비교해 30~40%가량 줄어든 실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낸드플래시와 디램(DRAM) 가격이 각각 13~18%, 10~15% 하락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극도의 수요 부진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빠르게 둔화하며 삼성전자 실적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른 사업부들도 수익 상승세가 더뎌졌다는 추정이 나온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 현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생활가전이나 모바일 모두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3분기 가전 부문 영업이익도 전 분기보다 10% 정도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 사업부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Z폴드4·플립4의 판매 실적이 나쁘지 않지만, 환율 상승과 공급망 불안 등으로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전망 어두워...영업이익 10조 아래 갈 수도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소비 위축으로 인한 수요 급감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강도는 갈수록 세지고 있고, 생활가전과 스마트폰 수요 부진 또한 지속될 가능성이 커서다. 삼성전자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9조2,000억 원인데, 4분기 실적이 더 나빠질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50조 원 아래로 내려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매출이 3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점은 낙관적인 대목이란 해석도 나온다. 반도체 업황 변동에 따라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급감했지만 장기적인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황 주기가 과거보다 빨라져 내년부터는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5일 '삼성 테크데이 2022'에서 감산 계획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당장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예정된 경로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잠정실적을 공개한 LG전자 역시 3분기 어닝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LG전자는 3분기 매출액이 21조1,71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영업이익은 7,4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치상으로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이는 지난해 3분기 GM전기차 리콜 관련 4,800억 원대 대손충당금이 일시적으로 반영됐던 기저효과 탓이다. LG전자의 증권사 실적 평균 추정치는 매출액 20조1,687억 원, 영업이익 8,685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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