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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온수 끊고 실내온도 19도로"... 에너지 쥐어짜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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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온수 끊고 실내온도 19도로"... 에너지 쥐어짜는 유럽

입력
2022.10.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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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셔츠 대신 목티
에너지 부족할라... "아껴 써라" 연일 경고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4일(현지시간) 가스 보일러가 조정되고 있다. 도르트문트=AFP·연합뉴스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4일(현지시간) 가스 보일러가 조정되고 있다. 도르트문트=AFP·연합뉴스

가스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을 앞두고 유럽 국가들이 전방위적 에너지 절감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짠돌이 모드'로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에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6일(현지시간) 약 50페이지에 달하는 겨울철 에너지 절감 대책 자료를 내놨다.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가장 방대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상세하다.

우선 정부와 공공기관의 에너지 사용을 바짝 조인다. 실내 온도는 섭씨 19도를 넘어선 안 되고, 화장실엔 온수를 끊는다. 어두워져도 조명을 웬만하면 켜선 안 된다. 출근할 땐 셔츠 대신 보온성이 강한 스웨터를 입으라는 권고도 포함됐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검은 목티를 입은 모습을 자주 노출한다. 정부 차량의 운행 속도는 시속 130㎞에서 110㎞로 제한한다.

프랑스 정부는 "이 같은 지침을 민간기업과 국민들도 따르라"고 권유했다. 이를 통해 2024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을 2019년 대비 10% 낮추겠다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천연가스를 주로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이탈리아는 천연가스로 가동하는 난방 장치의 사용 시간을 제한하기로 했다. 로베르토 친골라니 생태전환부 장관이 서명한 법령에는 "정부와 민간 모두 난방 장치를 평년 겨울보다 8일 늦게 켜고 봄에는 7일 먼저 끄는 식으로 난방 사용 일수를 15일 줄이자"는 내용이 담겼다.

독일 정부도 '에너지 위기'를 부각하고 있다. 클라우스 뮐러 연방네트워크국 국장은 "지난주 독일 내 가스 소비량이 2018~2021년 평균 소비량보다 10% 많았다"며 "앞으로 최소 20%를 절약하지 않으면 올겨울에 가스 비상 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에너지 업체 내셔널그리드는 가스 수입량이 급감하면 '지역별 순환 정전'을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내놨다. 지역별로 돌아가며 전기 공급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전기가 끊기면 통신도 단절되지만, 극약 처방이 불가피하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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