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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숨바꼭질하려 했던 건데..”? 배 타고 ‘강제 가출’한 냥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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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숨바꼭질하려 했던 건데..”? 배 타고 ‘강제 가출’한 냥이 사연

입력
2022.10.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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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살던 반려묘가 이웃 남성의 차에 몰래 올라탔다가 바다 건너 섬까지 다녀온 일화가 화제가 됐다. BBC 캡처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살던 반려묘가 이웃 남성의 차에 몰래 올라탔다가 바다 건너 섬까지 다녀온 일화가 화제가 됐다. BBC 캡처


고양이의 호기심은 가끔 예기치 못한 일을 초래하곤 합니다. 바깥 세상이 궁금해 이웃집의 차 안으로 몰래 들어간 반려묘가 바다 건너 섬까지 모험을 다녀온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됐습니다.

3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오번(Oban) 지역에서 통신 설비 기사로 일하는 더그 크레이그(Doug Craig∙31) 씨는 작업을 위해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던 중 차 안에서 이웃집 고양이를 마주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사건 당일, 크레이그 씨는 콜(Coll)이라는 섬에 있는 소방서의 설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장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작업에 쓸 장비들을 차에 싣느라 여념이 없었던 그는 이웃집 고양이 ‘티아’(Tia)가 차에 몰래 올라타고 있는 것조차 알지 못했던 겁니다.

크레이그 씨가 티아의 존재를 확인한 건 장비를 모두 차에 싣고 운전을 시작한 지 몇 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차량 뒷자리에 쌓인 장비들 틈으로 고양이의 두 눈이 번쩍이는 걸 발견한 겁니다. 크레이그 씨는 그때 깜짝 놀라는 걸 넘어서 아예 공포감을 느꼈다고 돌아봤습니다. 마음을 진정시킨 크레이그 씨는 그제야 이 고양이가 이웃집에서 키우는 티아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그는 BBC에 당시 상황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이웃집 남성의 차량에서 발견된 고양이 '티아'의 모습. BBC 캡처

이웃집 남성의 차량에서 발견된 고양이 '티아'의 모습. BBC 캡처


저는 ‘아이고, 내가 옆집 고양이를 훔쳤구나’라고 생각했죠.

사실 이런 일은 종종 벌어지곤 한다고 합니다. 크레이그 씨 역시 동료들로부터 ‘호기심 많은 고양이들이 작업 차량에 올라타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사정이 달랐습니다. 크레이그 씨는 섬 지역으로 출장을 떠나는 만큼 배편을 이용해 이동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가 티아를 발견한 곳 역시 콜 섬으로 이동하는 배 안이었습니다. 티아는 잠시 호기심을 위해 남의 차에 무임승차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된 셈이죠. 크레이그 씨는 “이런 일이 종종 있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100마일(약 160㎞)를 왕복하며 바다 건너 모험을 떠나봤다는 고양이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웃었습니다.

티아도 티아지만, 난감하기는 크레이그 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여행이라면 모를까 엄연히 업무차 출장을 떠난 것이니까요. 남의 집 고양이인 만큼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조심해야 했고, 티아가 먹을 것도 함께 챙겨줘야만 했습니다. 결국 그는 콜 섬의 아리나고어(Arinagour)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티아가 먹을 만한 참치캔부터 먼저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이웃집에 티아가 내 차에 올라타 지금 콜 섬에 있다는 사실을 전해달라’고 부탁했죠.

티아를 무사히 집으로 돌려준 뒤 크레이그 씨는 티아의 어린 집사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BBC 캡처

티아를 무사히 집으로 돌려준 뒤 크레이그 씨는 티아의 어린 집사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BBC 캡처

다행히 이 모험은 안전하게 끝났습니다. 크레이그 씨가 보수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티아는 차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다시 오번으로 돌아오는 배 안에서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고 하네요. 마침내 티아는 1박2일간의 모험을 마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티아의 반려인 해밀턴 씨는 “크레이그 씨 가족이 이 사실을 알려주기 전까지 티아가 사라졌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며 “크레이그 씨가 티아를 잘 돌봐줘서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사실 티아는 이전에도 소풍을 나가는 다른 이웃의 차에 몰래 올라탄 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행은 티아에게도 정말 큰 모험이었을 것 같습니다. 티아의 모험이 또 이어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가장 좋은 곳이 집이라는 사실을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네요.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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