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이웃' '동갑 대표' GS·포스코, 이차전지 재활용 위해 합작회사 세운다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설립 위한 계약식 진행
포스코홀딩스 51%, GS에너지 49%...총 1,700억 원 투자

허태수(왼쪽 두 번째부터) GS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6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설립을 위한 계약 서명식(JVA)을 가진 뒤 악수를 하며 기념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제공

GS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 리사이클링(재활용)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 위해 1,700억 원을 들여 합작사를 만든다. 강남 이웃인 두 회사는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그룹끼리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협력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양사는 6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팀장(부사장),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사장) 등이 참석해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설립을 위한 계약 서명식(JVA)을 가졌다.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가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 진출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에 1,700억여 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지분은 포스코홀딩스가 51%, GS에너지가 49%를 갖게 되며 법인 설립은 올해 안에 마칠 예정이다. 최정우 회장은 "유럽을 필두로 2030년부터 이차전지 재활용 원료 사용이 의무화되기 때문에 앞으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시장은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신사업 추진을 반겼고, 허태수 회장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산업적, 사회적 변화 요구에 대응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두 회사는 폐배터리를 수거해 원료를 뽑는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뿐 아니라 이차전지 진단·평가·재사용 등을 추진하는 배터리 서비스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GS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하며 이차전지 수요가 급증한 데다 중금속 발생 등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신산업"이라며 "양사의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 생애주기 전 과정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범위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산업생태계 구축에 시너지 낼 수 있을 것"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9월 전남 광양 율촌산단에 이차전지 재활용 공장을 착공하는 기념식을 갖고 있다. 전남도 제공

이번 합작 법인 설립은 지난해 9월 두 회사가 교류회를 갖고 논의를 한 지 1년 여만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포스코 측이 진출한 이차전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공정스크랩(부스러기)을 주 원료로 하는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에, GS그룹이 자동차 정비 및 주유, 글로벌 네트워크 등 기존 사업 실행 과정에서 발생한 이차전지 재활용 원료를 공급할 수 있어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회사는 그룹 본사를 지근거리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GS), 대치동(포스코)에 각각 두고 있는 데다, 그룹 회장들이 동갑(57년생) 이어서 인지 교류가 잦은 편이다. 실제 이번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뿐만 아니라 신 모빌리티, 수소, 차세대 바이오 연료 등의 사업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양사 협력을 통해 폐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이차전지 리사이클링과 관련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고, 허 회장은 "이번 협력 사업이 GS와 포스코의 미래성장 뿐 아니라 고객과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