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임관식서 '사법 독립 훼손' 작심 발언
"판결 내용 왜곡 전파... 공정성 훼손 벌어져"
신임 법관들에게 "재판 독립 의지 지켜야"
김명수 대법원장이 "재판 결과가 원하는 바와 다르다는 이유로 법관에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며 작심 발언을 했다. 판결 논리가 아니라 연구회 소속 여부와 출신 등으로 판사를 공격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법원장은 5일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관식에서 "최근 사법부에 의존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며 "합리적 비판을 넘어 판결 내용을 왜곡 전파하는 등 우려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신임 법관들을 향해 "이런 상황에서 당당히 정의를 선언하기 위해선 재판 독립에 대한 불굴의 의지와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며 "자신의 처신과 언행에 신중을 기하고 절제된 자세를 유지해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법원장 발언은 최근 국민의힘의 '판사 흔들기' 공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주호영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 8월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황정수 수석부장판사를 겨냥해 "특정 연구회 출신"이라고 공격했다. 황 부장판사가 법원 내 진보학회 소속이라 편향된 판결을 내렸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주 전 위원장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재판 지연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의미를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며 "역지사지 마음으로 임한다면 재판 지연 현상에 대한 우려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명된 신임 법관 135명은 5년 이상인 법조 경력자들이다. 변호사 86명, 검사 출신 18명, 국선전담 변호사 11명 등이 뽑혔다. 여성은 72명, 남성은 63명으로 지난해처럼 여성 법관 임용 비율이 높았다. 이들은 5개월간 사법연수원에서 신임 법관 연수를 마친 뒤 내년 3월 법원에 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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