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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다시 뭉친 그룹들, 이벤트로 소비되기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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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다시 뭉친 그룹들, 이벤트로 소비되기엔 아쉽다

입력
2022.10.0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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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잠정 중단·해체 그룹들의 재결합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
새 매력으로 승부수 던져야

그룹 카라(KARA)가 오는 11월 완전체로 컴백한다. RBW 제공

그룹 카라(KARA)가 오는 11월 완전체로 컴백한다. RBW 제공

과거 인기를 누렸던 그룹들의 재결합은 최근 국내 음악 시장에서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데뷔 기념일을 자축하고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한 깜짝 회동부터 콘서트 등 단발성 무대를 위한 프로젝트성 재회, 멤버들이 각자 다른 행보를 택하며 완전체 활동이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황 속 '따로 또 같이'의 행보를 잇기 위한 의미를 지닌 재결합 등 이유도, 활동 형태도 날로 다채로워지는 모양새다.

다양한 이유로 완전체 팀 활동이 지속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팀이 재결합을 추진하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재결합에 대한 멤버 각각의 의견이 맞아야 함은 물론, 스케줄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그룹들은 오랜 시간 자신들을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 혹은 각각의 이유로 마침표(혹은 쉼표)를 찍은 과거 활동을 추억하기 위해 속속 재결합을 택하는 중이다.

최근 10주년 기념 앨범을 발매한 그룹 EXID는 대표적인 예다. 2014년 '위아래'의 역주행을 기점으로 2010년대 후반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EXID는 지난 2019년 일부 멤버들의 전속계약 종료를 시작으로 이듬해인 2020년 멤버 전원이 전 소속사를 떠나며 완전체 활동에 쉼표를 찍었다. 당시 멤버들이 팀은 해체가 아니며 직접 서로 다른 소속사에 소속돼 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같은해 일본 정규 2집 발매와 일본 온라인 콘서트 개최를 끝으로 완전체 활동이 잠정 중단되며 팬들의 아쉬움은 컸다.

그리고 약 2년 만에 EXID는 데뷔 10주년을 맞아 다시 뭉쳤다. 당초 해체를 한 적 없기에 재결합이라 일컫기 애매한 지점이 있지만, 실로 오랜만의 국내 완전체 컴백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상당했다. 이에 앞서 앞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됐던 일본 콘서트 투어도 개최하며 오랜 기다림에 응답했다.

이들이 발표한 새 앨범 '엑스(X)'는 1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으로, 데뷔 이후 자신들을 응원해준 팬들을 위한 감사가 담겼다. 오랜만의 국내 완전체 활동을 알린 타이틀 곡으로는 과거 EXID의 전성기를 떠오르게 만드는 댄스곡인 '불이나'를 택했다.

EXID의 전성기를 함께 이끌었던 프로듀서 신사동 호랭이의 지원사격과 멤버 엘이(LE)의 참여, 10주년 기념 앨범이라는 의미까지 재결합을 위한 모든 조건이 맞아 떨어지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들의 10주년 기념 앨범과 타이틀 곡 '불이나'는 의미 그 이상의 성과를 일궈내진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쉽지 않았던 완전체 컴백 과정을 떠올리자면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비단 EXID만이 맞닥뜨린 상황이 아니다. 최근 완전체 활동 잠정 중단 혹은 해체 등의 이슈 속 다시금 재결합을 선언한 그룹 가운데 앨범이나 곡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사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그룹들이 '재결합'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이벤트성 활동, 앨범 발매에 그친 뒤 다시금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수순이 당연시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강조했듯, 이미 활동에 마침표(혹은 쉼표)를 찍은 그룹이 완전체로 새로운 결과물을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재결합의 이유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할지언정, 팀의 이름으로 다시 재결합에 나섰다면 과거의 명성에 의존하며 단발성 이벤트로 삼는 대신 지금의 음악 시장에 발맞춘 자신들만의 음악을 보여줄 기회로 여기는 태도가 필요하다. 단순히 '과거에 잘 됐던' 음악을 다시 가지고 오는 것 만으로는 단순한 재결합 앨범 발매의 의미를 넘어서긴 어렵다.

최근 카라는 다음 달 데뷔 15주년 기념 앨범 발매 소식을 전하며 국내외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앨범은 앞서 팀을 탈퇴한 니콜 강지영까지 합류한 5인조의 형태로 발매될 예정으로 의미를 더한다. 무려 7년 만에 새 앨범 발매 소식을 전한 카라가 재결합의 진수를 보여주며 K팝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올 수 있을지 기대해 봄 직하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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