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폭격 시킨 양부는 집행유예
입양한 10대 아들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강제로 먹이고 고데기로 화상을 입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부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는 최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특수상해, 특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50)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곽 판사는 또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함께 기소된 A씨 남편 B(52)씨에게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A씨 부부에게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도 내려졌다.
A씨는 2017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인천 남동구 주거지 등에서 양아들 C(15)군을 학대하거나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두 달간 C군이 집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뜨거운 고데기를 이용해 왼쪽 팔에 화상을 입혔다.
A씨는 비슷한 시기 C군이 상한 국을 싱크대 배수구에 버리는 것을 보고 "네가 국물 관리를 못해서 상했으니 직접 먹으라"면서 싱크대 거름망에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강제로 먹였다. C군이 "못 먹겠다"고 하자 A씨는 등산지팡이로 마구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 학대는 인천 미추홀구로 주거지를 옮긴 2018년에도 이어졌다. C군이 놀다가 집에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막대기를 이용해 엉덩이와 허벅지를 수차례 때리고, 밀쳐 넘어지게 했다. A씨는 C군 목에 흉기를 대고 "또 그럴 거야, 안 그럴 거야"라고 다그치면서 바닥에 주저앉은 C군 머리를 발로 차, 벽에 부딪히게도 했다.
A씨는 2019년에도 C군에게 화를 내며 상의를 벗게한 뒤 멀티탭 줄로 등 부위를 수차례 때렸고, 2020년 1월에는 C군이 교회 목사에게 학대 사실을 얘기했다는 이유로 화장실 청소 솔의 날카로운 부분으로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 B씨도 202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C군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지난해 8월 C군이 성경 관련 책을 외우지 못했다며 등산지팡이로 엉덩이를 20차례 때렸다. 비슷한 시기 B씨는 집 거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C군이 안 보이자, 30분 동안 '원산폭격'을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A씨 부부는 1994년 12월 혼인 신고를 했고, 2008년 6월 당시 한 살이던 C군을 입양한 것으로 파악됐다.
곽 판사는 "피고인들의 학대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특히 A씨 경우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상해를 가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억지로 먹게 하는 등 학대 정도가 매우 심하다"고 강조했다.
곽 판사는 이어 "피해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발달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치유하기 힘든 정신적 상처를 남겼을 것으로 보여 엄중한 처벌이 마땅하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A씨가 2013년경부터 심한 우울감과 감정 불안 등 증상으로 정신과적 치료를 받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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