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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1월 선거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할 수 있을까?

입력
2022.10.04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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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민
박홍민미국 위스콘신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중간선거, 옅어지는 '공화당 압승' 분위기
주지사, 상원에서는 민주당 선전 가능성
공화당 우위 구조인 하원 선거결과 주목

미국 중간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6월쯤만 해도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과 주지사 선거 모두에서 압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지지율 상승에 힘입어 최근 민주당이 선전하고 있다. 연방 상원의 경우 박빙인 네바다와 조지아 중 하나라도 민주당이 수성한다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지사 선거도 초박빙인 곳이 4곳 정도인데, 다수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공화당 현역 주지사 몇 명을 꺾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연방 하원은 민주당에 녹록하지 않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을 잃고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리라는 예상에 전문가들의 예외가 없다. 첫째, 여당의 의석수 감소는 중간선거의 역사적 패턴인데, 이를 거스를 정도로 바이든 대통령 인기가 높지 않다. 둘째, 연방 하원의원 선거 자체가 상당 기간 공화당에 유리하게 세팅돼 있었는데, 이 구조적 불리함을 극복할 만큼 민주당 바람이 거세지 않다.

이 구조적 문제를 좀 더 들여다보자. 우선 연방 하원은 민주, 공화 양당의 텃밭이 아닌 경쟁적 선거구가 적다. 미국 정치분석매체인 쿡 리포트는 올해 초 전체 선거구의 16.8%인 73곳 정도에서만 민주·공화당 사이의 의미 있는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후보들 간 실질적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는 곳은 36개(8.3%)에 불과하다.

인구조사를 토대로 10년마다 이뤄지는 선거구 획정을 통해 특정 정당에 유리한 편파적 선거구가 많이 생긴 것도 이유다. 특히 2010년 공화당이 공격적으로 추진했는데, 민주당 지지자를 하나의 지역구에 '몰아넣으면' 나머지 선거구는 공화당에 유리하게 되는 방식이다. 2020년 인구조사 이후 이번 선거구 획정에서는 편파성이 조금 줄어들었다. 하지만, 공화당이 선거구 획정을 독점하고 있는 주(전체 선거구의 43.6%)에서는 공화당에 불리한 방향으로의 변화가 미미했다.

특히 양당의 주 전체 지지율이 비슷한 15개 주만 따로 보자. 공화당이 선거구 획정을 독점한 5개 주는 4곳에서 공화당이 유리하게 선거구가 정해졌다. 조지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가 해당된다. 반면, 그 이외의 10개 주에서는 8곳이 비교적 경쟁적이다.

이것은 현역의원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대다수 선거구에서 애초부터 경쟁이 없으니 당연히 현역이 재선될 확률은 커진다.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연방 하원의원의 재선 성공률은 평균 93%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현역의원의 자발적인 은퇴와 예비 및 본선거에서의 패배는 연방 하원 전체 선거 판도에서 매우 중요하다. 2018년 민주당 현역은 8명만 은퇴했지만 공화당은 21명이나 정계를 떠났다. 2020년 민주당은 5명의 현역이 그만뒀지만, 공화당 현역은 18명이 은퇴했다. 두 해 모두 선거 초반 공화당이 불리하다고 예상되었고, 공화당 현역의원이 더 많이 은퇴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 올해는 민주당 현역이 20명이나 은퇴하면서 공화당의 12명보다 많다.

현역의원이 선거에 도전했지만 패한 경우도 중요하다. 2018년에는 공화당 현역 30명(12.4%)이 본선거에서 졌지만 민주당 현역은 모두 이겼다. 그 결과 민주당 의석수는 증가했다. 2020년은 반대였다. 민주당 현역 13명(5.6%)이 본선거에서 패했지만 공화당 현역은 모두 승리했다. 당연히 공화당 의석수가 증가했다. 예비선거는 반대의 패턴이다. 본선거에서 이길 확률이 높으면 예비선거에서 신인이 현역에게 더 많이 도전하기 때문이다. 2018년은 민주당 현역이 공화당 현역보다 예비선거에서 더 많이 패했고, 반대로 2020년에는 공화당 현역이 민주당 현역보다 예비선거에서 더 많이 졌다. 올해는 공화당 현역 6명(2.8%)이 예비선거에서 탈락했지만, 민주당 현역은 2명(0.9%)만 교체되었다.

민주당이 선거 구도에서의 크고 작은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박홍민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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