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후 존립 위기 사회서비스원...공공 vs 민간 답은?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존립 위기 사회서비스원...공공 vs 민간 답은?

입력
2022.10.04 05:00
0 0

돌봄 공공성 강화… 2019년 대구서 첫선
정부, 민간 주도로 사회서비스 재편 방침
대구와 울산 등 사회서비스원 통폐합 잇따라
민간 주도의 복지 '질' 하락에 우려 목소리 커져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가 지난 9월 1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사회서비스원 통폐합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울산= 뉴시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민간주도 돌봄 강화’와 ‘공공기관 혁신' 기조가 맞물리면서 문재인 정부 당시 전국 14개 광역자치단체에 설립된 사회서비스원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새롭게 취임한 지역을 중심으로 사회서비스원 구조조정 작업이 현실화하면서 성급한 통·폐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울산·인천 등 구조조정 가시화

민선 8기 단체장 취임 100일 안 됐지만 이미 사회서비스원 통·폐합이 가시화하는 지역이 적지 않다. 2019년 가장 먼저 문을 열었던 대구는 지난달 1일 사회서비스원을 여성가족재단과 평생학습진흥원, 청소년지원재단과 함께 행복진흥원으로 통폐합했다. 울산도 지난달 27일 사회서비스원을 여성가족개발원과 합쳐 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으로 개편하는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했다. 인천은 이달 중 유정복 인천시장 직속 자문기구로 출범하는 ‘시정혁신단’ 개혁 대상 기관에 사회서비스원을 포함시켰다. 지난 6월 인천시장직인수위는 "사회서비스원은 공공기관이라고 불리는 게 부끄러울 정도로 운영상 부실이 심각하다"며 "전반적인 조직진단을 통해 조직의 존립 여부와 역할을 다시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혀 구조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충남도 12월 나올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사회서비스원 퇴출 가능성이 있다. 사회서비스원 개원을 추진하던 경북도는 최근 개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문재인 정부 공약인 사회서비스원

사회서비스원이 무엇이길래 민선 8기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을까. 사회서비스원은 지자체로부터 국공립 복지시설을 위탁받아 요양, 보육, 장애인 활동 지원 등 각종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문재인 정부 당시 대표적 복지 공약으로 2019년 대구, 경남, 서울, 경기 등지에서 시범운영에 들어간 뒤, 지난 3년간 부산과 충북, 경북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에 설립됐다.

지난해 9월에는 '사회서비스 지원 및 사회서비스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돌봄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실제 지난 7월 보건복지부가 설립 후 1년이 지난 10개 사회서비스원 이용자 1,7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선 평균 89.1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지난 9월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복지정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복지 정책 기조 다른 윤석열 정부 다른 접근

사회서비스원은 지자체 차원의 공적 기능 강화를 전제하고 있다. 복지 정책을 대하는 문재인 정부의 시각이 많이 투영돼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를 비롯해 지금의 여권은 접근 방식이 다르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복지 정책이 포퓰리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지난 15일 "중복과 누락이 만연한 복지 정책이 수백·수천 개로 쪼개져 있다"며 "사회보장정책의 조정기능을 강화해 복지체계를 통폐합하고 정책의 통합관리체계를 신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사회서비스원의 역할 확대를 기대했던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반발한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인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민간에 맡겨진 사회서비스는 고용 불안정과 서비스 이용 불안정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대 등 변화의 흐름에 맞춰 공공이 직접 사회서비스 제공을 책임지는 일은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사회서비스원 문제를 지자체 차원의 문제로 맡겨둘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사회서비스 분야의 공급자는 규모가 영세해 서비스의 질이 낮고 종사자 처우도 열악하다"고 했다. 다만 "민간의 창의·기술을 활용하고 제공자 지원을 통해 규모를 키우거나 서로 연계해 질 높은 사회서비스로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맥락에서 사회서비스원의 역할과 존재 이유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이고 치밀한 접근이 중앙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울산= 박은경 기자
인천= 이환직 기자
대구= 정광진 기자
예산= 이준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라이브 이슈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