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쿠데타 주축된 군부 부하들이 또다시 전복
아프리카서 이슬람 무장조직 기승에 정국 혼란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또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지난 1월에 이어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 군부는 텔레비전 방송을 장악하고 이브라힘 트라오레 육군 대위의 성명을 발표했다. 트라오레는 1월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에 취임한 군정 지도자 폴 앙리 다미바를 축출하고 기존 정부를 해산시켰다고 선언했다. 또 날로 악화하는 이슬람 급진세력 문제에 대한 다미바의 대응 능력이 부족했다고 판단해 그를 끌어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트라오레는 “우리는 다미바가 군사 안보 문제에 집중하도록 여러 차례 설득했지만 그는 군대를 재편해야 한다는 제안을 거절하고 기존 군대를 유지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미바는 우리가 하려는 일들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었고, 우리는 오늘 그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다미바는 1월 쿠데타에서 로슈 카보레 민정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과도정부 대통령을 자처했었다. 트라오레는 당시 다미바 편에 섰던 군부 주축 중 한 명이다. 당시 다미바도 이슬람 세력으로 인한 치안 악화와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 부족을 쿠데타 이유로 들었다.
아프리카에서는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이 연관된 소요 사태로 정국 혼란이 극심한 상황이다. 특히 내륙국가인 부르키나파소는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7년째 이어지는 이슬람 세력의 무장 공격에 수천 명이 사망하고 200만 명 이상의 실향민이 발생했다.
집권한 다미바는 2년 안에 통치력을 회복해 이슬람 세력을 물리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난 3월부터 이슬람 세력의 공격이 계속되며 불안은 커져갔다. 쿠데타 직전 다미바 정부는 주요 지역에 병력을 배치하며 국민들에게 내부 위기 상황을 알렸다. 군인들의 급료 인상 요구 탓이라며 군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부터 대통령궁과 군 본부가 위치한 지역에서 총성과 폭발음이 들렸다. 몇 시간 동안 방송 송출도 중단됐다. 오후 8시쯤 군부는 15명의 안팎의 군인들을 동원해 트라오레의 성명을 방송했다.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령도 내렸다.
이날 쿠데타로 부르키나파소 헌법과 헌장의 효력이 중단됐고 국경은 폐쇄됐으며 정치·사회활동 또한 모두 금지됐다. 트라오레는 부르키나파소의 새 지도자로 선포됐다. 쿠데타 세력은 조만간 새 헌장 채택과 함께 새로운 대통령을 지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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