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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도 배워두면 쓸모 있는 럭셔리 성공담

입력
2022.10.02 14: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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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박소현패션 칼럼니스트

편집자주

패션칼럼니스트 박소현 교수가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은 패션트렌드 한 스쿱에 쌉쌀한 에스프레소 향의 브랜드 비하인드 스토리를 샷 추가한, 아포가토 같은 패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쿠사마 야요이의 'Great Gigantic Pumpkin'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쿠사마 야요이의 'Great Gigantic Pumpkin'

"불경기에 럭셔리가 뭐라고 잘 팔린다니?" 미국 달러가 치솟아도 값비싼 럭셔리 제품이나 고가의 호텔 패키지가 팔리는 걸 본 어른들 입에서 나올 법한 대사이다.

미래의 2022년에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있지만, 지금은 드론이 하늘을 날고 있다. 트렌드나 미래는 비슷하게 맞아 들어간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게 바로 현재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럭셔리일 것이다. 오프라인만 그런 게 아니다. 인스타그램, 틱톡, 제페토, 동물의 숲 등의 소셜 미디어부터 온라인 게임까지 럭셔리가 침투하지 않은 곳이 없다.

몇 해 전만 해도 십대들의 '친구 따라 강남 가는' 브랜드 소비형태인 밴드 웨건 효과로 패션 브랜드인 노스페이스가 언급됐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브랜드들이 모두 구찌, 발렌시아가, 톰 브라운 등의 럭셔리 브랜드로 교체되었다. 나아가 Z세대보다 더 알기 어려운 알파 세대(2010~2024년생들)가 오면 이들에게 루이뷔통은 온라인 게임 캐릭터의 멋진 옷 브랜드로 철저하게 어필할 것이다.

젠틀몬스터 롯데 동탄점 ⓒgentlemonster

젠틀몬스터 롯데 동탄점 ⓒgentlemonster

이쯤 되면 "돈이 되는 건 다 하는구나!"라고 어른들이 혀를 차실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네의 치킨집 사장님부터 자수성가한 1조 원 제조업 사장님까지 럭셔리에서 꼭 배워야 할 묘수가 있다. 바로, 럭셔리가 늘 언제나 이용하는 '예술'이다. 럭셔리의 '예술'은 아티스트를 후원하고 그들과 함께 전시를 기획하며 매장의 디스플레이를 현지 로컬 아티스트에 의뢰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냐?"라고 하시면 젠틀 몬스터, 아더 에러,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를 보여드리자! 선글라스로 유명해진 젠틀 몬스터는 당시 대중에게는 생소했던 움직이는 예술 작품인 키네틱 아트로 매장을 꾸몄다. 아더 에러는 위트 있고 컬러풀한 팝아트로 매장 전체를 구성했다.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의 예술작품은 호텔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체험도 성공 요소나 아트 체험이기에 더 파급력이 컸다. 이곳들은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었고 시간이 지난 지금도 인기이다.

"돈 있으면 뭔들 못해!"라고 반문한다면, 아르바이트생이 그려준 배달 음식 포장에 고양이 그림으로 매출이 급성장한 음식점들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어떨까? 스마트폰으로 우리보다 더 아름답고 좋은 것들은 보고 큰 세대들은 앞으로도 더 귀엽고 예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려 들지 않을까?

해외 럭셔리 MBA의 교재로 쓰이는 '럭셔리 MBA'에서는 "예술의 활용은 언론과 사람들의 시선을 끌도록 해주고 브랜드 창의성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현대 미술의 유명 인사들과 연계되어 브랜드의 새로운 정당성을 부여하는 등 미학에 대한 브랜드 민감성을 증명해준다. 그러므로 예술에 대한 브랜드의 관심은 앞으로도 분명 증가할 것이다"라고 했다.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는 소비 절벽의 현 상황에서도 샤넬 백을 메고 다이○에서 쇼핑하는 소비 양극화가 공존하는 시대이다. 어른들은 '물건만 잘 만들면 팔리던 때'가 그리우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아직도 잘 만들어진 물건을 사랑한다. 물건을 잘 만드는 사람을 장인(匠人)이라고 한다. 영어로 장인은 아르티장(ARTISAN)이고 예술가는 아티스트(ARTIST)이다. 뒷글자만 다르다. 물건 잘 만드는 이가 예쁜 걸 잘 만드는 이와 함께 보여주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잠시 숨 돌릴 참이 나면 스마트폰으로 정치 뉴스 보시면서 요즘 뜨는 젊은 예술가들을 찾아보시면 좋겠다. 그러면 더 오래도록 단골이 되어줄 젊은 소비자를 사로잡을 예술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감각은 보는 것만으로도 성장한다!

박소현 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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