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노동운동가 출신 정치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29일 임명됐다. 경사노위는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노동 의제를 논의하는 기구인데, 노동계가 최근 반노동, 극우 성향의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김 위원장 임명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사회적 대화가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동운동가 출신 정치인... 최근엔 논란 계속
김 위원장은 1970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학생운동을 하다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제적됐고, 이후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청계전 피복공장 재단 보조공으로 일했고, 1978년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일도루코노조위원장을 지냈다. 이때 서대문구치소에 수감된 적도 있었다. 이후 정치에 입문한 김 위원장은 1996년 신한국당(현 국민의힘)에 입당해 3차례 연속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당선됐고, 2010년 재선에 성공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운동가 이력을 가졌지만 노동계는 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김문수TV'에서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농성 중이던 화물연대의 진군가를 보여주며 "(가사 속) 해방이란 노동해방을 의미하는데, 하이트진로를 빼앗아 국유화시키자는 것"이라며 "사유재산 제도를 없애 노동자들이 해방되도록 하는 사회주의·공산주의자들의 구호"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에는 '불법파업에 손배폭탄이 특효약!'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는데, 이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극우 성향의 극단적 발언으로 자주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총살감"이라고 표현하고,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종북 김일성주의자"라고 말한 적도 있다. 또 2019년 강원도 산불피해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촛불정부'인 줄 알았더니, '산불정부'다.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에 산불, 온 국민은 화병"이라고 적어 비판을 받았다.
노동계 "투쟁하겠다" "사회적 대화 가능하겠냐" 비판
노동계는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에 대해 "색깔론과 노조혐오에 가득한 시각과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인물"이라고 비판했고, 한국노총은 "태극기부대에 합류하고, 유튜브에서 반노동 발언을 일삼는 행보 등으로 노동계가 환영할 만한 인물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개혁을 위해선 사회적 합의 기구인 경사노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나, 노동계가 반대하는 인물을 위원장으로 앉히면서 사회적 대화·합의는 출발부터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수장 자리는 진영 논리를 추구해서는 안 되고, 과거의 경험으로 현재를 좌지우지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며 "노동계의 우려를 불식하고 역할을 수행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지만, 경사노위에 불참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악에 맞서 이를 저지하는 투쟁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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