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애틀랜틱, 성별 구분 없이 유니폼 선택 가능토록
원하는 성별로 불릴 수 있게 배지도 제공
"회사에서 진정한 자아가 되도록 지원"
태어난 성별과 관계없이 원하는 유니폼을 입을 수 있도록 한 영국계 항공사의 성중립 정책이 눈길을 끌고 있다. 남자라도 원한다면 치마를 입고 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회사는 유니폼뿐 아니라 고객 비행기표 등에서도 고정적인 성 구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은 조종사, 객실 승무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유니폼을 선택해서 착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전까지 버진애틀랜틱은 유명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제작한 두 가지 색의 유니폼 중 여성 승무원은 빨간색, 남성 승무원은 버건디색만을 입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색의 구분을 넘어 치마와 바지 등 유니폼을 모두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직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성별로 불릴 수 있도록 성별 대명사가 적힌 배지(휘장)도 제공한다. 치마를 입고 일하는 남자 직원이 '그(he)'라는 배지를 달고 일하는 식이다. 출생 당시 성별과 자신이 느끼는 성별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직원도 원하는 성별 배지를 선택할 수 있다. 버진애틀랜틱은 고객이 요청하면 배지를 나눠주고, 그가 원하는 성별로 호칭할 방침이다.
발권 시스템도 모든 성 정체성을 수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다. 2011년 호주를 시작으로 미국, 독일 등에서 중립적 성별 ‘X’가 적힌 여권을 발급하기 시작했는데, 이 여권을 소지한 승객이 버진애틀랜틱 항공 예약 시, 원하는 성별 코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버진애틀랜틱은 "너 자신이 돼라!(Be Yourself)"는 캠페인을 통해 성중립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2019년에 여성 객실 승무원에게 바지 유니폼과 굽이 낮은 구두를 일괄 제공함으로써 치마 착용 규정을 선택 사항으로 바꾸었다. 또 글로벌 대형 항공사 최초로 객실 승무원의 화장 의무를 없앴고, 지난 6월에는 직원들의 팔과 다리 문신을 허용했다.
유하 야르비엔 최고영업책임자는 "직원의 개성을 포용하고 직장에서 진정한 자아가 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직원들이 가장 어울리는 유니폼을 입고 선호하는 성별로 불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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