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싱어', 0~1%대 오가는 시청률
MZ 세대 "현실성·캐릭터 비주얼 아쉬워"
메타버스는 디지털 신대륙으로 불리기도 한다. 새로운 친구를 만들거나 쇼핑을 하는 등 다양한 체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이 공간은 최근 성장 가능성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자연스레 방송계 또한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아바타싱어'는 이 흐름에 앞장섰지만 메타버스 이용자들을 만족시키는 일에는 실패했다.
국내 최초 메타버스 뮤직 서바이벌인 MBN '아바타싱어'는 지난달 26일부터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첫 방송을 앞두고 프로그램 측은 "연예계 부 캐릭터 바람을 잠재우고 메타버스 시대에 발맞춰 매력적인 아바타 스타들을 선보이며 예능계, 가요계에 이제껏 보지 못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진행자 장성규를 비롯해 박미선, 백지영 최원영 김호영 황치열 황제성 립제이 딘딘 조나단 등이 출연자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MZ 세대 사이에서 관심받고 있는 메타버스를 다루고 가창력, 입담 등을 증명해온 스타들이 여럿 출연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프로그램에 시선이 쏠렸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첫 화부터 지난 23일 방송까지 0~1%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네티즌들은 장난 섞인 비판으로 '아바타싱어'를 향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중이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클립 영상에는 "2002년치고는 준수한 퀼리티다" "앞으로 발전할 기술이 많이 남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MZ 세대 메타버스 이용자 의견 들어보니
문제는 아바타들의 노래 실력이 아니다. 아바타의 옷을 입은 실력자들은 다양한 곡을 소화하며 가창력을 뽐내왔다. 메타버스라는 낯선 소재가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게 만든 결정적 원인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소재만이 문제라면 메타버스에 친숙한 시청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쳐야 하는데 이들조차 거부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이용한 경험이 있으며 온라인상 가상 공간에 관심이 많은 20대 김씨는 부족한 현실성을 지적했다. 그는 "아뽀키같은 버추얼 유튜버는 눈동자와 눈썹의 움직임을 비롯해 표정을 잘 표현해낸다. 머리카락이 날리는 모습도 리얼하다. 그런데 '아바타싱어'의 아바타는 표정도, 행동도 부자연스럽다. 아바타보다는 애니메이션의 느낌이 강하다"고 했다. 이어 "아바타가 노래하고 있는 사람을 현장감 있게 잘 표현해야 하는데 삐걱대니 두 존재가 분리돼 보인다. 가창자와 아바타가 따로 노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제페토와 이프랜드를 사용한 적 있는 10대 정양은 캐릭터의 비주얼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많은 가상공간에서 힙한 분위기, 매력적인 비주얼을 가진 캐릭터들이 유저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는다. 꼭 예쁘고 멋져야 하는 건 아니다. 개성 넘치는 외모를 가진 아바타들도 10대, 20대에게 인기가 많다. 그런데 '아바타싱어' 속 캐릭터들은 이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아바타들의 비주얼, 이들이 사용하는 능력 효과는 메타버스보다 아이들이 보는 만화에서 보일 듯하다"고 전했다.
시도는 좋았으나 '아바타싱어'는 가상공간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사랑하지만 정교한 캐릭터들에 익숙한 MZ 세대들도 제대로 공략하진 못했다. 이후에 등장할 메타버스 관련 예능들은 신선함과 높은 완성도를 동시에 잡아 호평을 이끌어내길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