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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증산계획 철회에 원화 출렁? 애플의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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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증산계획 철회에 원화 출렁? 애플의 나비효과

입력
2022.09.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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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40원 배경은 위안화 폭락
세계은행 중국 GDP성장률 발표에 위안화 가치 흔들
애플 아이폰 증산계획 철회 보도가 폭락 견인
원·달러 급등 때 토스 환전 사고...환차익 인증 쏟아져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5.4원 내린 1,424.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뉴스1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5.4원 내린 1,424.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뉴스1

지난 28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돌파한 배경으로 중국 위안화 폭락이 꼽히는 가운데, 같은 날 애플의 아이폰14 증산계획 철회도 원화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기에 비교적 영향을 받지 않았던 아이폰마저 수요 둔화를 고민할 정도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져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환율은 18.4원 급등한 1,439.9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개장 직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며 오전 중 1,440원을 돌파, 상승폭을 계속 넓히며 오후 한때 1,442.2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원화가 고꾸라지기 시작한 건 오전 11시쯤 중국 위안화가 역외시장에서 14년 만에 달러당 7.2위안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다. 고시 환율도 9거래일 연속 상승, 2년 3개월 만에 달러당 7.11위안을 넘었다.

금융전문가들은 최근의 원화 가치 하락 배경 중 하나로 위안화 하락을 꼽는다. 이날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그동안 외환시장에서 우리나라 통화를 중국의 위안화를 대신해서 투자하는 형태로 많은 국가가 원화에 관심을 보였다”면서 “한국의 경제규모와 중국의 경제구조가 (앞으로) 괴리감이 생기게 되면 위안화의 가치변동과 원화의 가치변동도 달리 움직이게 될 수밖에 없고, 국제외환시장에서 원화를 투자하려는 또 하나의 수요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날 위안화 폭락은 간밤 세계은행이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5%에서 2.8%로 낮춰 잡은 게 화근이 됐다. 세계은행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개발도상 22개국의 성장률 평균치(5.3%)보다 중국 성장률이 낮은 건 1990년 이후 32년만이다. 같은 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3.2%로 대폭 떨어뜨렸다.

중국 아이폰 수요 감소가 원화 가치 떨어뜨렸다?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아이폰14를 체험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14 시리즈와 애플워치, 에어팟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쿠퍼티노= 로이터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아이폰14를 체험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14 시리즈와 애플워치, 에어팟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쿠퍼티노= 로이터 연합뉴스

이 와중에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14의 중국 내 판매량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올해 아이폰 생산을 최대 600만 대 늘리려던 계획을 철회했다는 뉴스가 보도되며 원화 가치를 더 끌어내렸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이전보다 비싼 가격에 신제품을 사야하는 게 중국의 아이폰 수요 부진의 배경인데, 수요 감소가 다시 경기 침체의 신호로 읽히는 셈이다.

김승혁 NH 선물 이코노미스트는 29일 "위안화 약세가 원화 하락을 주도하는 가운데, 아이폰14 증산계획 철회가 원화 추가 하락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증산계획 철회로 애플 주가가 3% 이상 하락하며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안전 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어 원화 회피를 늘렸다는 설명이다. 서상영 미래에셋 연구원 역시 전날 한 인터뷰에서 "애플의 아이폰 수요 둔화 가능성이 부각되자 경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며 달러화가 강세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후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그때, 토스증권에서는 1달러를 1,200원대로 환전해주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 50분쯤부터 2시 15분쯤까지 토스증권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환전 서비스를 이용해 달러를 거래할 때 원·달러 환율이 1,298원으로 적용됐다. 오후 2시 16분부터는 정상적으로 1,440원 안팎의 환율이 적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실제보다 낮은 환율로 달러를 구매한 뒤 바로 되팔아 환차익을 봤다는 투자자들의 '인증 글'이 속속 올라오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30만 원으로 먼저 해당 환율에 달러가 구매되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300만 원을 환전해 35만 원의 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토스증권과 환전 서비스 제휴 은행인 SC제일은행은 정확한 피해 원인과 거래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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