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野 "야당 탓, 언론 탓" 혹평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비속어 논란'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에 대해 "무책임한 국익 자해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논란을 첫 보도한 MBC를 향해선 "언론의 기본 윤리와 애국심마저 내팽개친 망국적 행태"라며 대국민 사과를 주장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주요 민생 정책에 대해선 '재정 포퓰리즘' '정치 복지'로 규정하면서도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거론하며 국회 중진협의회,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 제안 등으로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다.
"민주당, 스토킹 수준으로 영부인 캐"
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은 정권 교체라는 명백한 현실마저 부정하고 있다. 의회 권력을 휘두르며 사사건건 국정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비속어 논란'에 민주당이 파상공세를 펴는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마구잡이식 흠집 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며 "지난 정부의 외교참사는 까맣게 잊고 터무니없는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까지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또 "사법의 정치화로 삼권분립을 무너뜨렸다"며 "스토킹 수준으로 대통령 영부인 뒤를 캐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 절차를 방탄하는 데만 169석 야당의 힘을 몽땅 쓰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대장동 사건 △백현동 사건 △성남FC 사건 △변호사비 대납 등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들을 열거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MBC를 정조준했다. 그는 "언론이 정파의 앞잡이가 되어 가짜 뉴스로 대통령을 흠집 내고 국익을 훼손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바로잡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요구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법안, 포퓰리즘... 중진협의회 구성하자"
정기국회에 앞서 여야 간 정책 경쟁을 두고선 국민의힘의 우위를 강조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민주당의 '7대 법안'에 대해선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 맞지 않는 포퓰리즘 법안들"이라고 혹평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을 '포퓰리즘 복지'라고 규정했다. 대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민간·시장 주도 경제 △약자 복지 △3대 개혁(연금·노동·교육 개혁)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재정과 관련해서는 "재정준칙 법제화, 예비타당성 면제 요건 강화 등을 통해 임기 말 국가채무 비율을 50% 중반으로 억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거대 야당을 비판하는 한편으로 협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주요 정책을 실현하기 불가능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조속한 시일 내에 국회 중진협의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며 이 대표가 전날 제안한 개헌과 선거법 개정, 국회 특권 내려놓기 등을 중진협의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정기국회에서 민생법안을 협의할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민주당 "시종일관 야당 탓, 언론 탓... 비전 안 보여"
민주당은 이에 "남 탓으로 일관한 공허한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정 위원장은 시종일관 야당 탓, 언론 탓을 했다"며 "현실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이나 위기의식을 느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을 어떻게 풀고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겠다는 비전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연설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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