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교과서 4종에 내용 실려
중·고 교육과정엔 이미 포함
도교육청, 일부 내용 수정 요구
내년부터 초등학교 사회과 검정교과서에 '제주 4·3사건'에 대한 내용이 실린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선 이미 제주 4·3을 다루고 있었지만, 초등학교 교과서에 4·3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제주도교육청과 전교조 제주지부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과 교육과정은 한국사로 구성돼 있는데, 2023년 교과서 전시본 11종 가운데 4종의 교과서에서 4·3을 서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2022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에 4·3이 학습요소로 포함돼 모든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국가수준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아 지금까지 교과서에 서술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초등학교 사회과 교과서가 검정 체제로 전면 개편됨에 따라 2023년 5학년 2학기 사회과 검정교과서 중 일부 교과서에 4·3이 포함될 예정이다. 11종의 검정교과서 중 제주4·3이 서술된 교과서는 동아출판사(박영석), 금성출판사(허종렬), 천재교과서(박용조), 미래엔(전종한) 4종이다.
이들 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분단, 한국전쟁 소단원에서 제주4·3을 다루며 모두 4·3의 개요를 포함시켰다. 동아출판사의 경우 4·3의 재기억과 계승을 강조하는 소설 순이삼촌 저자 현기영 선생의 말을 기술하기도 했다. 금성출판사는 아직도 이름을 새기지 못한 4·3평화기념관의 ‘백비(白碑)’와 아기를 끌어안고 죽은 모습의 조각상인 ‘비설’을 통해 4·3의 정명과 아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미래엔교과서는 1947년 제주도 3·1절 기념 집회에서 벌어진 발포 사건을 통해 4·3의 기점에 대해 밝히고 죄 없는 사람들이 희생당한 억울함을 나타냈다. 천재교과서는 남한 단독 선거 결정 이후 김구 선생이 평양으로 가 진행한 남북협상과 제주4·3을 함께 서술하며 4·3 주체와 진압 과정에서의 억울함, 희생 등을 드러내고 있다.
교과서에 실린 내용 중 미흡한 부분도 발견됐다. 제주도교육청은 천재교과서에 발간한 교과서에 ‘제주4·3사건은 공산주의 세력이 주도했다’고 기술한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발간한 제주4·3진상보고서와 4·3특별법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등 해당 출판사측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출판사측은 집필진과 논의 후 '공산주의 세력'을 '남로당'으로 수정하겠다고 도교육청에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제주4·3이 서술되는 진일보한 상황임에도 초등학교 사회과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 제주 4·3이 배제돼 있다는 점은 아쉽다”며 “초등 국가 수준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인 성취기준, 내용 체계, 학습요소에 제주4·3은 포함돼있지 않고 있어, 공교육을 통해 4·3을 교육하려면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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