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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서비스 불편 혁신 나선다...정부, 장애인·귀화인 등과 첫 고객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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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서비스 불편 혁신 나선다...정부, 장애인·귀화인 등과 첫 고객간담회

입력
2022.09.28 01: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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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제도·서비스 사각지대 어려움 논의
행안부 "관계부처 협의해 혁신 과제로 추진"

한창섭 행안부 차관이 27일 열린 '정부혁신 정책고객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한창섭 행안부 차관이 27일 열린 '정부혁신 정책고객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 12년 전 시력을 잃은 김한솔(29)씨는 간단한 민원업무를 처리할 때도 가까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야 한다. 공공웹사이트의 '음성 변환'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반인들에겐 보편화된 온라인 창구를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정복지센터까지 가는 길 역시 김씨에게는 쉽지 않다. 점자블록 위에 장애물도 놓여 있어 출입구조차 찾기 힘든 경우도 많아서다.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 빌딩 지하에서는 '특별한 이용자'들이 모인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행정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을 겪는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최초의 ‘정부혁신 정책고객과의 대화’였다. 김씨를 비롯해 귀화 사업가와 결혼이민자, 70대 주부, 맞벌이 회사원 등이 참석했고, 행안부와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등이 정부 측 참석자로 마주 앉았다.

일상 속 행정서비스에서 어려움을 느꼈던 참석자들의 사연이 나올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는 공무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스리랑카 출신으로 2009년 귀화한 결혼이민자 이레샤 페레라(47)씨는 13글자에 달하는 이름이 신분증별로 다르게 표기돼 개인정보 인증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토로했다. 이레샤씨는 "다문화센터에서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지만 대출, 상속과 같은 실생활에 필요한 행정서비스 지원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애플리케이션(앱)과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장년층은 정부 차원의 교육 필요성을 제기했다. 주부 신춘몽(71)씨는 "식당에 들어갔는데 키오스크로 음식을 시키는 줄 모르고 종업원을 한참 기다리다가 그냥 나온 적이 있었다"면서 "난감한 기분이 들면서도 가까운 곳에 배울 만한 곳이 없어서 평상시엔 친절해보이는 주변 젊은이들에게 물어보곤 한다"고 했다.

27일 열린 '정부혁신 정책고객과의 대화' 행사 참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27일 열린 '정부혁신 정책고객과의 대화' 행사 참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참석자들은 정부 주최 간담회가 행정서비스 개선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내비쳤다. 1997년 유학생으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가 2008년 귀화한 튀르키예 출신 기업가 오시난(49)씨는 "한국에서 25년 살면서 이런 공론화엔 참석해본 적이 없다"면서 "초대를 받았을 때 정말 행복했고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만족해했다. 김한솔씨도 "2020년 국무총리와 대화에서 애로사항을 토로한 적은 있지만 정식 자리는 처음"이라고 거들었다.

정부 측 참석자들은 이용자들의 '행정권리' 보장을 위해 행정서비스 혁신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다음 달에는 분야별 토론회를 진행하고 과제별 추진방향과 일정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11월에는 구체적인 정부혁신 비전과 중점과제를 공개한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앞서 두 차례 온라인 국민 의견 수렴을 통해 국민이 바라는 정부혁신 방향을 조사하고 혁신 과제를 발굴했다"며 "오늘 논의된 내용에 대해 관계부처와 신속하게 협의하고 혁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화에 참석한 오철호 숭실대 교수는 "국민이 불편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국민이 신뢰하는 정부를 만드는 길"이라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행정 속에서 낙오자 없는 포용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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