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월급은 그대로인데 월세는 계속 올라" 등골 휘는 세입자들

알림

"월급은 그대로인데 월세는 계속 올라" 등골 휘는 세입자들

입력
2022.09.28 04:30
수정
2022.09.28 07:19
2면
0 0

월세 부담에 지역 옮기거나 과외 더 구하기도
매매·전세와 달리 월세 가격은 상승
전문가들 "내년까지 월세 상승 이어질 듯"

"월급은 그대로인데 월세는 계속 올라요. 금리도 오르는데 적금 넣을 돈은 점점 줄어들고, 전세는 점점 멀어지기만 하네요."

직장인 김모(30)씨

18일 서울의 한 대학가 부동산. 연합뉴스

18일 서울의 한 대학가 부동산. 연합뉴스


3년차 직장인 김모(30)씨는 월세 계약 만기를 앞두고 고민이 깊다. 직장 근처인 서울 영등포구 인근 월세가 점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인근에서 재계약을 하려면 월 10만~20만 원은 더 내야 할 것 같다"며 "정 안 되면 같은 지하철 호선을 따라 더 멀리 나가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26)씨는 집을 구하기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87만 원(관리비 포함)짜리 방을 간신히 구했다. 박씨는 "매물이 올라온 지 10분 만에 연락했는데 부동산에서 대기자가 두 명 더 있다고 말했을 만큼 치열했다"고 전했다. "1년 전만 해도 이 정도 금액으로 훨씬 좋은 평수를 구했다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보기 쉽지 않아요."

서대문구 창천동에 사는 장세영(22)씨는 2년 만에 월세를 40만 원가량 더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020년 11월, 코로나19 유행으로 집주인이 싸게 내놓은 보증금 500만 원, 월세 58만 원(관리비 포함) 면적 16㎡짜리 매물을 계약했다. 2년 뒤 월셋방을 새로 구하기 위해 둘러보니 평수와 위치 등 지금 사는 곳과 여건이 비슷한 방은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70만~80만 원에 관리비 15만~20만 원짜리뿐. 장씨는 "이전 가격대에서 구하려면 너무 낡고 수리도 안 되는 곳뿐이라 큰일"이라며 한숨 쉬었다.

대학생 정모(21)씨 또한 만기를 앞두고 월세 부담에 과외를 늘렸다. 김씨는 "보증금 500에 월세 50짜리 월셋방에 살고 있는 지금도 수입의 25%를 월세로 내고 있다"며 "근처 오피스텔은 관리비 포함 90만~100만 원이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월세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월세 세입자의 부담이 증폭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는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세·매매시장과 달리 월세 가격은 오르는 탓이다.

KB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지난달 103.9로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통합가격지수도 지난달 101.8로 지난해 동기(100.3)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월세 비중은 올해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달 확정일자를 받은 전국 월세 건수는 11만9,536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 중 52%가 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비중은 4월 절반을 넘은 이후 50%대를 유지 중이다.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지는 원인은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직방 설문조사 결과 월세를 선호한다고 답한 임차인 비중은 42.6%로 2020년(17.9%) 대비 급증했다. 서초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임차인들은 보증금 부담이 적은 월세를 선호하고, 임대인 또한 전세 물건이 워낙 안 나가는 데다 대출이자 등 현금도 필요하다 보니 월세로 돌린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한 월세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내년까지 월세의 가속화와 월셋값이 오르는 현상은 불가피하다"며 "월세 인상의 충격은 사회 초년생에게 가장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도 많아지면서 그 부담이 전월세로 전가된다"며 "당분간 주거비용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현정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