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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21년 만에 새 주인, 조선업 부활 계기 돼야

입력
2022.09.27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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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 현안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 현안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KDB산업은행이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 유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현재 심각한 자금난에 빠진 대우조선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는데, 한화그룹이 2조 원대 증자에 참여해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산업은행은 매각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지만, 3조 원이 넘는 대우조선의 차입금 상환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조7,0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5,700억 원 손실을 냈다.

한화는 2008년에도 6조 원이 넘는 가격으로 대우조선 매입을 시도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포기했는데, 훨씬 낮은 가격에 다시 한번 조선업 진출의 꿈을 이룰 기회를 잡았다. 한화는 대우조선의 군함 잠수함 건조 부문 인수로 기존 지상 항공 방위산업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또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생산과 발전 계열사에 이어 운반선 제조까지 진출해 이 분야 강자로 올라서게 됐다.

산은이 대주주가 된 후 대우조선이 ‘주인 없는 기업’으로 운영된 지 벌써 21년이 흘렀다. 이 기간 방만 경영과 노사갈등이 이어지고 두 차례 매각 협상이 실패하며, 대우조선은 끝없이 추락했다. 대우조선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12조 원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산은과 한화가 여론을 의식해 금액 등에만 매달려 다시 매각이 실패한다면 대우조선뿐 아니라 한국 조선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산은은 공적자금의 지속적 회수가 가능하도록 대우조선 경쟁력 회복을 위한 사내 투자에 신규 자금이 투입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한화 역시 단기 흑자전환을 위한 무리한 감원과 비용 절감보다는 그동안 부족했던 첨단 기술 투자에 집중해 ‘세계 1위 한국 조선업’ 위상을 확고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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