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록밴드 핑크플로이드의 원년 멤버 로저 워터스(79)가 우크라이나에 전쟁 책임을 돌리는 발언을 한 것이 입길에 올라 내년 폴란드 콘서트를 취소당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는 우크라이나를 강력하게 지지해왔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폴란드 공연 기획사인 ‘라이브 네이션 폴스카’는 내년 4월 열릴 예정이었던 워터스의 콘서트 취소 사실을 발표했다.
워터스는 이달 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올렸다. 워터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로 칭하고 “(젤렌스키가) 국가를 참혹한 전쟁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서방이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했다.
다음 날 젤렌스카는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도시를 파괴하고 민간인을 살해한 것은 러시아”라며 “지금 포기하면 내일 우리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워터스는 일주일 뒤 페이스북에서 “러시아와의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우크라이나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쟁은 폴란드인들의 반(反)러시아 감정에 불을 질렀다.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었던 크라쿠프시 시의원들은 워터스를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상정했다.
워터스는 트위터에 “가혹한 검열로 인해 크라쿠프 사람들이 내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됐다”고 억울해했다. 워터스는 1965년 결성된 핑크플로이드의 초창기 리더로, 보컬과 베이스, 작곡을 맡았다. 1985년 팀 내 불화로 탈퇴한 이후 솔로로 활동했고, 사회 참여 발언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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