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사냥'은 여러 장르가 복합적으로 섞여있는 영화다. 단순히 범죄 액션물인 줄 알고 작품을 접한 관객들은 다소 당황할 수 있다. 크리처물에서 SF로 장르가 세 번 변한다. 일부 관객은 "표현 수위가 너무 높다"며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마니아층은 작품에 열광하고 있다.
'공모자들' '기술자들' '변신' 등을 통해 충무로 장르물 대가로 떠오른 김홍선 감독은 지난 2020년 중반부터 '늑대사냥'을 준비했다. 지난해 6월부터 올 초까지 촬영했고, 후반 작업에도 각별히 공을 들였다.
최근 본지와 만난 김 감독은 "관객들이 장르의 다양성이나 표현 수위가 높은 영화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믿었다"며 "취향을 탈 것이란 예상은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리얼한 영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힘썼다.
"처음부터 극장용 영화를 염두에 두고 사운드에 엄청 신경을 썼어요. 예를 들어 총을 빵 쏘면 총소리가 팍 하고 사운드가 보통 두 개 들어가는데, ('늑대사냥'은) 총 쏘고 옷이 찢어지고 피가 터지고 뚫리고 등등 사운드가 여섯 개 들어가니까 이건 극장에서만 표현이 돼요. 칼을 쓸 때도 마찬가지죠. OTT로는 그런 사운드를 느끼기 힘들어요."
사운드 외에 특수분장과 특수효과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문신팀이나 총기팀은 아예 촬영장에 상주해서 작업을 함께했다. 김 감독은 "피를 좋은 걸 많이 만들고 2.5톤을 썼는데 펌프를 새로 만들어서 상처나 피가 뿜어지는 장면을 리얼하게 찍었다. 우리는 CG로 표현한 게 없고, 실제로 모두 찍은 뒤에 호스 같은 걸 지우는 방향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반 등장하는 알파 캐릭터 역시 CG로 만든 부분이 없다. 특수분장으로 모든 걸 만들어냈고, 후반작업에서 눈알만 지웠다는 설명이다. 감독은 "최귀화 배우가 고생을 많이 했다. 온몸에 끈적한 걸 묻히고 젖은 옷과 손, 발로 연기하다 보니 주부습진에도 걸렸다"며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감독은 관객들의 호불호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단순히 "영화가 너무 세다" "잔인하다"는 반응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적 재미를 더 느껴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OTT 시장이 커지면서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관객들이 돈 아깝지 않은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표현 수위나 사운드 같은 것들이 OTT에서는 볼 수 없는 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더 리얼하고 세게 나왔죠."
김홍선 감독의 실제 성격은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편이다. 작품에서 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영화는 영화로만 봐달라"며 웃었다.
"저의 최애 영화는 '세렌디피티'거든요. 첫눈에 반하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그런 거 좋아해요. 하하. (걸그룹) 뉴진스도 좋아하고 블랙핑크 좋아하죠. 저 달달한 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드라마 제안도 많이 받고 있는데, 언젠가 달콤한 멜로도 보여 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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