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왕’ 김수지(26)가 미루고 미뤘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우승을 거뒀다.
김수지는 25일 충북 청주시 세레니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OK 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총상금 8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잡아내며 2언더파 70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우승했다.
작년 10월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 제패 이후 11개월 만에 따낸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지난해 2승을 거두며 혜성처럼 등장한 김수지는 이번 시즌에도 평균타수 4위, 상금랭킹 5위, 대상 포인트 4위 등 최상위권 경기력을 뽐냈지만, 정작 우승이 없어 애를 태웠다. 마침내 시즌 첫 우승을 거둔 김수지는 우승 상금 1억4,400만 원을 받아 상금랭킹 4위(6억5,270만 원)로 올라섰다.
김수지는 유독 가을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17년 KLPGA투어에 데뷔한 김수지는 지난해 9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데뷔 4년만에 우승을 차지했고, 이어서 열린 10월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2승을 올렸다.
지난 4일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한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었고, 8월말 메이저대회인 한화클래식에서 3위, 8월21일 하이원리조트에서 4위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9월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가을의 여왕'임을 다시한번 증명했다. 김수지는 우승 인터뷰에서 "가을에 강하다는 생각을 못했다. 시즌 초반부터 우승하고 싶은 생각은 있었는데 9월에 그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좋아진 샷감으로 플레이했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플레이 했는데 찬스가 와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라운드에서 버디 10개를 잡아내며 코스레코드인 63타를 몰아친 끝에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수지는 신인왕 레이스 1위 이예원(19)과 피 말리는 각축전을 벌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번 홀(파4) 보기로 공동선두를 허용했고, 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낸 이예원에게 1타차 선두를 내줬다. 하지만 6번 홀(파5) 2m 버디로 이예원을 따라붙었고 9번 홀(파4) 5m 버디로 다시 1타차 선두를 되찾았다. 이예원은 10번 홀(파5) 3m 버디 퍼트를 넣어 공동 선두로 올라왔지만, 김수지는 11번 홀(파4) 버디로 다시 달아났다.
팽팽하던 승부는 이예원의 두 차례 3퍼트 보기로 갈렸다. 13번 홀(파4)에서 3퍼트 보기로 2타차로 밀린 이예원은 15번 홀(파3)에서 칩인 버디로 1타차로 따라붙었지만, 17번 홀(파3)에서 또 한 번 3퍼트로 1타를 잃었다. 2타차로 앞선 김수지는 18번 홀(파5)에서 3m 버디 퍼트를 넣지 못했지만 여유 있게 파를 지켜 우승했다.
생애 첫 우승에 목말랐던 이예원은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시즌 두 번째 준우승(10언더파 206타)을 차지한 데 만족해야 했다. '톱10 전문' 유해란(21)은 4타를 줄이며 3위(9언더파 207타)를 차지해 이번 시즌에 14번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유해란은 대상 포인트 레이스에서 박민지와 격차를 더 벌리며 1위를 지켰다.
디펜딩 챔피언 김효주(27)는 담에 걸려 목을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 공동 11위(6언더파 210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효주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적어냈다. 시즌 5승째에 도전했던 박민지(24)는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23위(3언더파 213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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