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환율 전망 및 기업 영향' 조사
원자재 등 생산비 증가로 수익성 악화 전망
국내 주요 수출 제조기업들이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하며 올해 연평균 1,303원에 이른다고 예측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5일 '환율 전망·기업 영향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1,395원)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대를 넘는다고 본 것이다. 조사는 매출 500대 기업 중 제조업 수출기업 재무 담당자를 대상(응답 105개 사)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이뤄졌다.
설문조사 당시 올해 평균 환율이 1,26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연평균 1,303원이 되려면 남은 기간 환율 평균치가 1,400원에 달해야 한다.
이런 환율 전망치는 연초 사업 계획(1,214원)에 비해 89원이나 높아, 기업들의 경영 애로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환율을 평균 1,236원으로 봤다.
기업들은 예상대로 고환율이 자리 잡게 되면 영업이익이 연초 계획보다 평균 0.6% 악화한다고 전망했다. 환율이 오르면서 매출액은 평균 0.3% 증가하지만, 원자재 수입단가, 물류비 등 생산비가 증가하면서 매출 증대 효과를 상쇄시킨다는 설명이다. 실제 고환율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 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45.8%가 '감소'한다고 했고, '증가'는 36.2%에 그쳤다.
문제는 환리스크에 대해 대책이 없다는 기업이 상당수 있다는 점이다. 응답 기업들은 환율 급등에 대한 대응책으로 31.1%가 '인건비 등 원가 절감'을, 24.8%는 '수출입 단가 조정', 14.0% '상품 투자 등 환헤지 전략 확대' 등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는 기업이 11.4%나 됐다.
기업들이 환율안정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과제는 ①외환시장 안정 조치(43.5%)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②수출입 관련 금융·보증지원(15.9%) ③공급망 안정화(15.6%) ④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11.1%) 등을 요구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금 환율 수준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통화스와프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안정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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