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작년 투자로 183억 손실...영남대 -96%, 경남대 -64% '처참한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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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립대, 작년 투자로 183억 손실...영남대 -96%, 경남대 -64% '처참한 수익률'

입력
2022.09.26 04:30
수정
2022.09.2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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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개 사립대학 중 25개가 수익률 '마이너스'
전체 수익률 2020년 2.5%에서 지난해 -1.3%
재정 어려운 대학은 규제 더 풀어달라지만
"투자 관리감독할 방안 마련해야" 지적

20일 서울 서대문구 대학가에서 한 학생이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적립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립대학들이 총 183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한 대학 열 곳 중 여섯 곳은 수익률이 마이너스였고, 특히 영남대(-96.5%), 경남대(-64.5%), 경동대(-53%)는 수익률이 -50%를 넘어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 그래도 재정 상태가 열악한 대학들이 무리한 투자로 손해를 키우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5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4년제 사립대학 적립금 금융상품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적립금을 사용해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립대학은 42곳이었고, 이 중 60%에 해당하는 25곳이 손실을 기록했다. 25개 대학의 손실액은 270억 원에 달했고, 42개 대학 전체 손익을 따져도 183억 원 적자였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대학의 금융상품 투자 규모는 최근 3년 동안 늘었지만 지난해 자본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수익률이 급락했다. 2019년 1조3,495억 원이었던 투자금액은 2020년 1조4,301억 원, 지난해 1조4,642억 원으로 늘었다. 반면 수익률은 2019년 0.9%에서 2020년 2.5%으로 늘었지만 지난해엔 -1.3%으로 고꾸라졌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대학들은 적립금의 최대 50%까지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도종환 의원실 제공

투자원금이 1억 원 이상인 사립대학 중 수익률이 가장 낮은 곳은 영남대였다. 5억4,193만 원의 투자원금 중 지난해 남은 평가액은 1,878만 원으로 -96.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두 번째는 경남대로 투자원금 31억6,804만 원, 평가액은 11억2,585만 원으로 수익률이 -64.5%였다. 경동대는 35억1,385만 원의 투자원금 중 16억5,308만 원이 남아 수익률은 -53%였다. 우송대(-14.6%), 대구가톨릭대(-11.7%)도 10%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100억 원 이상 대규모로 투자한 대학들은 손실률이 상대적으로 낮아도 평가 손실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덕여대는 투자원금이 1,045억4,618만 원인데 수익률은 -3.3%를 기록해 평가 차액이 34억8,504만 원이었다. 1,773억4,458만 원을 투자한 연세대는 수익률이 -2.1%로 평가 차액이 37억4,796만 원이었다. 3,002억9,898만 원을 투자한 이화여대는 수익률 -1.7%로 평가 차액이 52억314만 원이었다. 2017년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 총 30만 주를 샀다가 처분하는 과정에서 법인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아 교육부 감사에서 지적받았던 국민대는 지난해 520억8,616만 원을 투자해 평가 차액이 13억6,161만 원(-2.6%)이었다. 100억 원 이상 투자한 대학 중 수익을 낸 대학은 서강대·포항공대·용인대·홍익대 4곳에 불과했다.

다만 투자원금과 평가액은 올해 2월 28일 기준으로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상품의 원금과 평가액이라 채권의 이자 수익이나 배당 수익 등은 수익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투자로 인한 이자와 배당금 등으로 167억원을 수취했는데 올해 2월 28일 기준 평가액에는 반영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영남대는 지난해 적립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하지 않았으며, 수익률 -96.5%의 금융상품은 2007년 8월에 투자한 채권형 펀드의 현재 평가액이라고 밝혔다. 영남대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해 예상치 못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투자한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손실이 발생했다"며 "해당 펀드는 자본시장법에 의거 계좌 해지 및 환매가 불가능한 상품"이라고 밝혔다.

도종환 의원실 제공

재정 여력이 없는 대학들은 적립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50%)를 더 늘려달라는 입장이지만, 섣불리 규제를 완화했다가 대학들의 손실만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달 국회 교육위원회에 증권 취득 한도를 적립금의 75%까지 상향해달라고 건의했었다. 이에 대해 도종환 의원은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대학의 손해는 고스란히 학생들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교육부와 대교협은 대학 재정 확보를 위한 노력과 함께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 역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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