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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 배상금에 법정모독죄 경고까지 '...궁지 몰린 미국 극우 음모론자

입력
2022.09.25 17: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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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워즈' 운영자 알렉스 존스 잇단 피소
샌디훅 총기 난사 왜곡 주장했다 손해배상

미국의 대표적인 극우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가 22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허위 주장 건으로 코네티컷주 워터버리 법정에 출석해 있다. 워터버리=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대표적인 극우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가 22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허위 주장 건으로 코네티컷주 워터버리 법정에 출석해 있다. 워터버리=로이터 연합뉴스

‘9월 24일 토요일 긴급 방송. 러시아가 핵 전쟁 발동을 걸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극우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가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 ‘인포워즈(Infowars)’에 올라온 방송 예고다. 존스가 긴급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의 핵 공격 의도를 분석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꼭두각시’로 조롱하는 꼭지도 눈에 띈다.

존스는 1999년 인포워즈를 세운 뒤 이 매체와 라디오,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극우 음모론을 펼쳐 왔다. ‘뉴욕 무슬림이 9·11테러를 저질렀다’, ‘버락 오바마는 미국 태생이 아니다’라는 주장 등이 대표적이다.

2012년 발생한 미 코네티컷주(州)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은 아예 왜곡해 보도했다. 그는 “샌디훅 사건은 총기 규제를 강화하려는 버락 오바마 정부가 조작했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특히 총격범이 교실에 들어가 총기를 난사하는 바람에 어린이 20명과 교직원 6명 등 26명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그는 "피해자들은 실제 사망한 것이 아니라 연기자다” 등의 주장으로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음모론을 키워 돈벌이에 활용했다. 결국 그는 텍사스에서 샌디훅 피해 학부모에게 고소당해 4,931만 달러(약 700억 원)를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존스는 22일(현지시간) 코네티컷주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나왔다. 그는 허위 주장으로 5번이나 피소됐다. 하지만 그는 이 법정에서도 “지금이 마오쩌둥 시대 중국이냐”, “이미 미안하다고 말했고 더 이상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지친다” 등의 짜증 섞인 발언을 이어갔다. 샌디훅 참사 유족 측 변호사와 감정싸움도 이어졌다.

보다 못한 바바라 벨리스 판사가 나서 “여기는 당신의 쇼가 아니다. 당신은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 규칙을 좋아하든 아니든 존중해야 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후에도 존스 측의 목소리가 커지자 벨리스 판사는 “누구나 (법정에서) 선을 넘으면 법정모독죄를 선고받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텍사스주 지방법원은 지난달 5일 존스가 샌디훅 참사 유가족에게 보상적 손해배상금 411만 달러와 징벌적 손해배상금 4,520만 달러를 물어내야 한다고 판결했다. 존스는 인포워즈의 모회사 ‘프리스피치 시스템즈’가 파산 상태여서 돈을 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 회사는 2015년부터 4년 동안만 따졌을 때도 서바이벌 게임용품과 다이어트 용품 판매로 1억6,5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증거가 드러나고 있다.

존스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모든 책임을 피해 가려 하고 있다. 하지만 “말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거짓말에 대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원고 측 변호인)는 공박은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음모론자의 최후가 다가오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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