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상 블링컨에 조의 표명도
올해 2월 호주 멜버른에서 쿼드 외무장관 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을 하는 토니 블링컨(맨 왼쪽부터) 미국 국무장관과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 멜버른=연합뉴스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외교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외무장관 회의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렸다. 지난 2월 호주 멜버른에서 모인 이후 7개월 만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이날 회의에서 역내 인도적 위기와 재난에 공동 대응한다는 지침을 담은 문서에 서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가 직면한 중대한 도전과 기회를 고려하면 그 어느 때보다 협력이 중요하다”며 “여기 누구도 이런 도전에 대응하고 기회를 살리는 데 필요한 일을 혼자 할 수 없으며 그게 쿼드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팽창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했으나,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현안과 코로나19 대유행, 기후변화 대응 등 다양한 공통 관심사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날 만남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징집령과 맞물려 우크라이나 전쟁 확대와 관련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웡 장관은 “국가들이 자유롭게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특정 국가나 특정 관점이 지배하는 지역을 여기에 있는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라며 에둘러 러시아를 비판했다. 하야시 외무상도 “지금 세계는 현재 상황을 무력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목격하고 있다”며 “유엔헌장의 원칙, 그리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우리의 굳건한 헌신을 국제 사회에 보여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격동의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에 필요한 공공재 제공 등 건설적인 현안을 더 깊이 다루는 게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부친상을 당해 일부 일정을 취소했지만 이날 오전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했다. 호주, 인도, 일본 외무장관은 그에게 조의를 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트위터에서 “우리 가족은 부모이자 조부모, 사랑과 영감의 원천인 내 아버지 도널드 블링컨을 잃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육군항공대 복무, 주헝가리 미국대사, 마크 로스코 재단 회장, 뉴욕주립대 학장 등 부친의 경력을 나열하고서 “아버지는 도시, 주(州), 나라를 위해 일했다. 아버지는 내가 공직을 맡도록 이끌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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