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이 바라본 다작의 타이밍
신인 배우는 오히려 작품 신중하게 고르는 편
배우들은 모두 다작을 꿈꾼다. 하지만 다작 활동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물을 가져오진 않는다. 가령 '오징어게임'으로 전성기를 맞이한 허성태는 다작과 겹치기 출연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다작 활동은 스타의 이미지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에 현명하지 못한 판단은 오히려 연기자의 수명을 갉아먹는다. 국한된 이미지와 캐릭터 연장은 결국 독이 든 성배나 마찬가지다.
천만 배우도 신인 배우도 다작을 원할까. 이에 다양한 관계자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매니지먼트 관계자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배우의 다작이 리스크가 되는 경우를 두고 매니지먼트 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착화된 캐릭터의 연속이 오히려 프레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다작 배우의 이미지 각인 노려
A씨는 "배우에겐 다작이 필요한 시기가 있고 독이 되는 시기가 있다. 한 작품으로 흥행한 후 여러 작품을 동시에 촬영을 하기도 하는 이유는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스펙트럼을 소화하는 배우라는 것을 강조하는 목표다.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이미지와 위치, 포지셔닝을 잡아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하게 작품을 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기서 계속 비슷한 캐릭터를 할 것인지, 다양성을 위해 도전을 하는지는 배우 개인의 선호도 있지만 매니지먼트가 잡아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는 즉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이 늘 통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이어 "신인 배우들은 젊은 배우들의 경우 이미지 소비가 더 심하게 된다. 신비주의가 필요하다. 오디션을 다 돌아다니면 오히려 관계자들에게 신비주의가 깨진다더라. 오디션 단계서부터 방향성을 갖고 시작하는 배우도 있다. 신인이기에 기회가 중요하지만 작품 노출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더 새롭고 전에 없는 이미지를 원하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노출이 불필요한 경우"고 말했다.
노출 아닌 캐릭터 변신 필요하다는 의견도
배우를 홍보하고 있는 또 다른 매니지먼트 관계자 B씨는 "다작 활동이 이미지 소비가 아니라 배우들이 비슷한 캐릭터를 계속 하니까 이미지 소비라고 느껴질 수 있다. 배우도 하나의 직업이기 때문에 한 작품을 끝내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일 뿐이지만 대중들에게는 계속 노출이 되니까 이미지 소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늘 익숙하고 잘하는 연기보다는 새로운 캐릭터 변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C씨는 "기본적으로 다작을 해서 새로운 이미지를 얻거나 필모그래피에 이득이 된다면 추천한다. 하지만 같은 이미지가 계속 쌓여 고정되면 계속 비슷한 캐릭터로 캐스팅이 들어오는 경향이 크다. 따라서 배우와 회사가 작품을 선별하는 능력이 관건"이라고 바라봤다. A씨와 마찬가지로 C씨 역시 배우의 경력이 다작이 독이 되는 경우의 주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C씨는 "신인인 경우에는 이미지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작품 수보다는 잘할 수 있는 배역을 잘 골라서 가능성을 계속 넓혀줘야 할 것 같다. 반면 일정 연령대 이상의 숙련된 배우들에게는 특정 배역 하면 떠오르는 배우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전략이 좋다"고 귀띔했다.
이를 종합해 본다면 배우에게 다작이란 가장 효과적인 노출이지만 시기에 따라 독이 된다. 신인 배우들이 다작보다 임팩트 높은 한 작품을 고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보다 한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선택인 셈이다. 배우로서 경력을 쌓고 어느정도 인지도를 얻은 후에는 다작 활동으로 얻는 이득을 가장 크게 볼 수 있다. 대중에게는 다작 활동이 곧 전성기처럼 보이기기 때문이다. 이후 완전히 대중성을 갖췄을 땐 다작이 독이 된다. 작품을 신중하게 고르면서 이미지 소모를 줄여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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